비구이위안 디폴트…中경제 시한폭탄인가? 채권 구조조정 노림수인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달러채권 이자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경제를 휘청이게 할 시한폭탄이라는 시각과 비구이위안의 해외채권 채무조정을 위한 노림수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25일 수탁사인 홍콩 씨티코프 인터내셔널을 통해 비구이위안 달러 채권 보유자들에게 “지난주 유예기간 내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한 것은 디폴트에 해당한다”는 통지문을 보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18일 2025년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화 표시 채권의 이자 1540만 달러(약 208억원)를 유예기간에도 끝내 지급하지 못했다. 비구이위안이 보유한 채권만기가 잇따라 돌아오고 있어서 연쇄 디폴트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비구이위안의 역외 미상환 채권은 규모가 총 110달러(약 14조80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부동산 시장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이자 비지급 사태가 비구이위안이 해외 채권자들과 채무 조정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선수치기’를 했다는 시각도 있다. 비구이위안은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채권의 경우 채무조정 협상을 통해서 3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기로 했다.
문제는 해외채권이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92%가 해외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채무조정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비구이위안은 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파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이에 비구이위안이 해외 채권자들과 원금 분할 상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전략의 일환으로 이자 지급을 미뤘다는 것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해외채권자들이 비구이위안의 채무 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 중국 부동산 위기에 대한 전망은 상당 부분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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