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소비 효과에 위험 선호 현상 반영된 결과
올해는 이스라엘 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 강해
Fed 위원들은 '연말 기준금리 가능성'에 무게
中 경기 회복하며 약세였던 위안화 반등 가능성도
지난 6년 간 연말이면 '달러 약세'가 찾아왔지만 이번에는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동에서 발생한 전쟁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현재 경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연말 달러화 약세 추세가 이번에는 달러 약세론자들을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지난 6년 간 매 12월에 평균 1.4% 하락했다. 이 중 4번은 11월에 약세가 시작됐다. 달러 대비 아시아통화바스켓(여러 아시아 통화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은 11월과 12월 동안 평균 1.2%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블랙프라이데이·크리스마스 등을 계기로 기업 주가들이 상승하고(산타 랠리)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에 대해 웨이 리앙 창 DBS은행 거시전략가는 "사람들은 항상 과거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말하기 조금 어렵다"고 평가했다.
우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커진 불확실성은 안전 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유가가 오르면 원유 결제 수단인 달러는 이에 반비례해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연말 Fed의 기준금리 인상도 변수다. 지난 11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 대부분은 '향후 기준금리를 한번 더 추가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음달 1일과 12월 23일 두 차례 FOMC 회의 중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30일 기준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집계하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19.3%, 동결 가능성은 78.6%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해당 통화 강세로 이어진다.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연말 반등할 수 있을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올해 중국 위안화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는 등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꾸준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6.70위안이었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30일 7.32위안으로 9.25% 올랐다. 다만 9월 중국 공업이익이 17.2%를 기록하며 8월(11.9%)에 이어 두 달 연속 확장세를 이어가는 등 경제 지표는 경기 반등을 가리키고 있다.
비슈누 바라탄 미즈호은행 경제·전략 책임자는 "달러에 부담을 주는 외부 요인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올해에는 과거가 기준이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연말로 접어들면서 달러에 베팅하는 정도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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