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휴전 없다, 움직이는 것 전부 파괴"…인도적 참사 우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은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천천히 가자지구로 진격하며 수색과 인질구출 등의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이스라엘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휴전 요구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테러에, 야만에 항복하라는 것"이라며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으로부터 진주만 공습을 받은 미국에 휴전을 요구하는 것에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역시 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현 단계에서 휴전은 오직 하마스를 이롭게 할 뿐"이라며 "휴전이 지금 올바른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날 "전 세계가 인도주의적 재앙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거듭 촉구한다"고 요구한 데 따른 반응이다.
알자지라방송과 팔레스타인 보건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이날까지 최소 8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유니세프 캐서린 러셀 사무총장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가자지구에 깨끗한 물이 떨어지고 위생이 악화돼 재앙이 발생하기 직전"이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연일 하마스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이 압도적인 화력 우위를 활용해 아군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미르 아비비 전 이스라엘군 가자사단 부사령관은 FT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병이 이동할 때 우리는 대규모 포병대와 함께하며, 상공에는 50대의 항공기가 움직이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강력한 공세로 하마스를 궁지에 몰아넣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과 하마스에 대한 압박만이 인질 석방에 대한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인질 석방을 둘러싼 물밑협상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수장인 데이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카타르를 방문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석방을 논의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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