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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억원 코앞에…조정 시점인가, 본격 상승인가 [한경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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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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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승의 ₿피셜

지난달 26일부터 3일간 비트코인은 7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뛰어오르며 그간의 등락을 납작하게 눌러버렸다. 작년 10월에 4000만원 아래에 있던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4분기에만 50% 이상 상승했다. 지난 1월 초 현물 ETF 상장 이후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발 유출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금이 순유입됐다. 비트코인과 현물 ETF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에 최근 3일간의 상승세는 더욱 놀라웠다.

지난 6일 0시경 비트코인은 전고점인 6만9000달러를 갱신했다. 하지만 직후 원화 시장에서 9700만원에서 9000만원까지 단기 급락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지속 상승’과 ‘조정 시작’ 사이에서 여러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상승 랠리는 지금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두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아직 문은 다 열리지 않았다

미국에서 개인 투자자의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 사업자들은 크게 증권사(broker-dealer), 은행(bank), 그리고 투자자문업자(registered independent advisors, RIA)로 분류할 수 있다. 갤럭시디지털은 이들이 취급하는 고객 자산 규모를 각각 27조, 11조, 9조달러 규모로 추산했다.

현재 미국의 증권사, 은행, 그리고 투자자문업자들 중 일부만 비트코인 현물 ETF를 고객들에게 제공 또는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1조4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최대 증권사 중 하나인 엘피엘 파이낸셜(LPL Financial)은 3개월간의 실사(due diligence) 작업 후 비트코인 현물 ETF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일에는 폭스 비즈니스가 “비트코인 ETF를 보유한 회사의 담당자들에 따르면, 금융 자문가들(financial advisors)로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나, 고객에게 비트코인 상품을 출시하기 전에 회사가 상품과 거래 방식에 대한 '실사'를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아직은 고객에게 추천할 수 없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기사에서 갤럭시 애셋 매니지먼트의 한 임원은 “내년에 상위 10개 종합증권사(wirehouse)가 이것(비트코인 현물 ETF)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며 “기관급 포모현상(FOMO: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을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상위 10개 종합증권사 중 비트코인 현물 ETF를 취급하지 않는 업체가 상당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거나 고객들에게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힌 뱅가드의 모티머 J. 버클리 최고경영자(CEO)가 올해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기로 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됐다. 퇴임 사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관련 이슈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냐는 의문과 함께 보수적 기조로 유명한 뱅가드의 방향성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같은 날 코인데스크는 모건 스탠리가 자사 플랫폼에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실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대형 투자자문사(RIA) 네트워크와 메릴 린치, 모건 스탠리, 웰스 파고 등의 회사에서 제공하는 증권거래(broker-dealer) 플랫폼에서 비트코인 ETF를 제공할 때까지 대규모 투자의 수문(floodgates)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그리고 다음 날 블룸버그는 메릴 린치와 웰스 파고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문업자(RIA)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자문업자인 칼슨 그룹은 블랙록의 IBIT, 피델리티의 FBTC, 비트와이즈의 BITB, 프랭클린 템플턴의 EZBC를 지난달 24일 자사 플랫폼에 추가했다.

아직 세부적인 통계는 파악할 수 없지만, 위에 언급한 정황들을 고려하면 증권사, 은행, 투자자문업자 등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소위 ‘기관 수요’의 일부만 비트코인 ETF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하루 채굴량(신규 공급량)이 약 900개 정도로 고정되어 있고 ETF로 들어가는 비트코인의 개수가 8000~9000개 수준이어서 가격 상승이 일어났다고 보는 분석이 많다. 더 많은 기관이 진입하고 다음 달로 예정된 반감기로 인해 신규 공급량이 반으로 줄어들게 되면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부채는 100일에 1조 달러 증가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지난해 중순 이후 약 100일에 1조달러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총부채는 34조 달러를 초과했다. 미 의회예산국은 올해 이자 비용만 87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의 연간 국방비를 초과하는 액수이다.

작년 5월 레이 달리오는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미국 의회가 연방정부 셧다운은 막겠지만, 미 중앙은행(Fed)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여 채무자와 경제를 압박하거나 돈을 인쇄해 부채를 매입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5.5%까지 인상된 후 네 번 연속 동결됐다. 더 이상의 인상은 어렵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결국 레이 달리오가 예측한 두 번째 상황, 즉 발권력을 동원해 부채를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이 현상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수석 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넷은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부채 디베이스먼트(debt debasement)’ 거래가 신고점을 경신하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확신은 금물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줄 변수는 무수히 많다. 7일 새벽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지, 어느 군대가 어느 해협을 막을지, 미국이나 유럽에서 어떤 지표가 좋게 또는 나쁘게 나올지, 어떤 질병이 갑자기 대유행할지, 겐슬러 SEC 의장이 또 어떤 소송을 시작할지 우리는 모르는 것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정황에서 비트코인 ETF의 기관 수요 증가와 반감기로 인한 비트코인 공급량 감소, 미국 연방정부의 머니 프린팅(money printing)으로 인한 달러 가치 하락은 불가피한 미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특정 가상자산의 판매나 투자권유 목적이 아님을 밝힙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코빗 리서치센터 설립 멤버이자 연구위원이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사건과 개념을 쉽게 풀어 알리고,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전략 기획,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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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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