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사 'AI 거품' 논쟁
"엔비디아 성장세 지속 불가능"
"실적 뒷받침…닷컴버블과 달라"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인공지능(AI) 버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닷컴 버블과 지금을 비교하며 과도한 AI 관련주 상승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영국 경제주간지 더이코노미스트는 버블 측정 지표 ‘실러 PE’(S&P500지수를 최근 10년 평균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를 인용, “닷컴 버블 이후 이 지수는 31.5가 최고였는데 현재는 34.3에 달한다”며 “기업 이익 전망이 이렇게 높게 평가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실러 PE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고안했다.
존 오서스 미국 블룸버그 선임에디터는 ‘엔비디아 VS 시스코시스템즈’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두 기업을 비교했다. 인터넷 장비기업 시스코시스템즈는 닷컴 버블 당시 주가가 10배 넘게 올랐다가 2002년 10월에는 급등 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그는 “엔비디아와 시스코는 후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00배로 정점을 찍었는데 주가가 떨어진 시스코와 달리 엔비디아는 계속 오르고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특별한 모습을 보이는 건 맞지만 이런 성장 속도를 계속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NYT는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를 인용해 “1980년대 사람들은 컴퓨터가 세상을 장악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이는 옳았지만, 당시 컴퓨터 기업 중 살아남은 건 일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버블론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바누 바웨자 UBS 수석전략가는 CNBC과의 인터뷰에서 “겉보기에는 AI 상승장이 닷컴 버블 때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적, 잉여현금 흐름 등을 보면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지금은 실현 가능한 주주 수익률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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