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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웹젠까지…뒤늦은 고백에 벌벌떠는 투자자들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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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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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정보 오류 잇따라

게이머는 분통·게임주 투자자는 '전전긍긍'

"게임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

"게이머 이탈하면 주가·실적 악영향…신뢰 회복 중요"

게임주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위메이드, 웹젠 등 게임사들이 확률 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다. 1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넥슨처럼 투자한 게임사가 악재를 맞을까 걱정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번 이슈가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의무화하며 관련 정보가 잘못 기재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판매 시점에는 아이템의 종류·효과·성능 등이 확정돼 있지 않다가 소비자가 구매해 개봉 또는 사용하는 시점에 성능이 결정되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게임주에 악재가 추가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성장세를 이어 온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19조7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가 아직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향후 게임 운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위메이드는 이번 주(1~5일) 1.83% 하락했고, 웹젠은 0.18% 올랐다.

지난달 웹젠은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뮤 아크엔젤'의 일부 콘텐츠 확률이 잘못 기재됐다고 밝혔다. 확률이 오기재된 아이템은 '세트 보물 뽑기'다. 이 아이템은 2020년 6월 27일부터 판매됐다. 기존 공지와 달리 최소 149회의 뽑기를 진행하지 않으면 획득조차 할 수 없었다. 뮤 아크엔젤 게이머들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확률 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나이트 크로우 운영진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가 잘못 표기됐다며 사과했다./사진=나이트크로우 홈페이지 캡처지난달 29일 나이트 크로우 운영진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가 잘못 표기됐다며 사과했다./사진=나이트크로우 홈페이지 캡처

위메이드의 신작 '나이트 크로우'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9일 나이트 크로우 운영진은 공지를 통해 "게임 내 공지된 확률 정보들의 정확성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특정 확률형 아이템 1종에 대한 확률 정보가 실제 확률과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실제 게임 내 적용된 확률 정보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발생한 확률형 아이템은 '조화의 찬란한 원소 추출'이다. 구매하면 캐릭터 성능 강화에 쓰이는 원소 아이템을 무작위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중 희귀도가 가장 높은 전설 등급 원소 획득 확률은 0.0198%에서 0.01%로, 영웅 등급 원소의 획득 확률은 1%에서 0.32%로, 희귀 등급 원소 획득 확률은 7%에서 3.97%로 정정됐다. 이용자가 실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보다 2~3배가량 높게 기재해둔 것이다.

게이머들은 분노하고 있다. 게임사는 '단순 오류'라고 주장하지만, 확률을 뻥튀기해 소비를 유도했기에 사기 행위라는 입장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로는 넥슨코리아에 116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를 통해 유료 아이템 '큐브' 옵션별 출현 확률을 2010년 9월부터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했으나,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행위를 지적하면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사에선 실수라고 얘기하지만, 규제 당국의 조사 후 고의성이 발견돼 과징금, 징계 조처가 내려지면 게임사에 대한 유저의 신뢰도는 하락할 것"이라며 "이번 이슈가 유저 이탈까지 이어지면 실적이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위메이드가 출시한 MMORPG '나이트크로우'. /위메이드 제공위메이드가 출시한 MMORPG '나이트크로우'. /위메이드 제공

증권가에선 이번 이슈로 게임산업 전체가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과거부터 제기된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부 중소형사에 미치는 영향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사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리스크를 수년 전부터 관리해왔다"며 "이들은 게임의 수익 모델(BM)을 과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견·소형 게임사들은 업황이 어렵다 보니 단기간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과금 구조를 강화해왔다"며 "웹젠·위메이드의 경우 소수 이용자가 집중적으로 과금하는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을 운영하다 보니 이번 이슈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 오기재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게이머들이 국내 게임보다 해외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데, 이 움직임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웹젠은 상품의 최초 판매일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아이템에 대한 환불 방침을 밝혔다. 웹젠 관계자는 "'뮤 아크엔젤' 외 다른 게임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구입한 상품 관련 보상안을 안내했고, 환불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게임에 신뢰를 잃은 게이머가 떠나버리면 미래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끊기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면 환불을 진행해 믿음을 얻는 것이 좋다"며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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