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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런치] 백수진 해시드 심사역 "'본투비 글로벌' 크립토가 끌렸어요"

이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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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 심사역은 텐센트와 SBVA에서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엑시트 중심의 재무적 투자 중요성을 강조했다.
  • 백 심사역은 크립토 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빠른 자본 회전 속도가 매력이라고 밝혔다.
  • 해시드의 백 심사역은 한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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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투자는 '상상력'이 중요"

백수진 해시드 심사역의 대체불가능토큰(NFT). 현재 백 심사역의 텔레그램 프로필 이미지다.백수진 해시드 심사역의 대체불가능토큰(NFT). 현재 백 심사역의 텔레그램 프로필 이미지다.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눈다.' 블루밍런치의 기본 취지입니다. 크립토 씬(Crypto Scene, 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일과 삶을 전합니다.

오피스타운인 서울 교대역 인근에 위치한 수타우동 겐. 1984년 시작된 식당으로 재일교포가 운영한다. 이곳에서 만난 백수진 해시드 심사역은 "주말에도 찾아올 정도로 이곳 우동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백 심사역은 고민 없이 덴푸라 붓가케 우동을 골랐다. 사이드로는 가게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가라아게와 치쿠와 어묵튀김을 시켰다.

음식이 나오기 전 잠시 얘기를 나눴다. 백 심사역의 커리어는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에서 출발한다. 그는 2015년 텐센트 한국 지사 투자팀에 합류했다. 텐센트와 협업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을 찾고 전략적 투자(SI)를 검토·집행하는 게 팀 역할이었다. 백 심사역은 "텐센트는 카카오가 성장 초기 단계인 2012년부터 투자한 초기 투자자"라며 "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에도 다양하게 투자했다"고 밝혔다.

백 심사역 입사 후 텐센트가 가장 큰 규모로 진행했던 투자 중 하나는 크래프톤이다. 텐센트는 2018년 크래프톤에 5700억원을 투자했다. 크래프톤이 2017년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출시해 성공한 직후였다. 백 심사역은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를 대중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얘기를 나누던 차에 사이드와 우동이 차례로 나왔다. 국내 레스토랑 가이드 블루리본 서베이의 표현대로 "짭조름하고 쫄깃한 수타 면발이 일품"이었다. 백 심사역은 우동을 몇 입 먹고 말을 이었다. 그는 "텐센트에서 일할 때는 카카오의 성장 과정을 통해 한국 정보통신(IT) 산업에 대해 많이 배웠다"라며 "2010년대는 카카오가 압축적으로 성장한 시기라 카카오 생태계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과 IT)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늘 '탑다운'식으로 보려 노력했던 것 같다"라며 "사업 관련성이 낮아 지금 당장 텐센트와 협업할 수 없어도 나중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고민했었다"고 덧붙였다.

텐센트에서 SBVA로

백 심사역은 2019년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SBVA)로 자리를 옮겼다. SBVA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벤처캐피탈(VC)로 시작한 회사다. 백 심사역이 SBVA로 향한 건 한국 게임 외에도 다양한 섹터를 들여다보기 위해서였다.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문성을 기르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백 심사역은 "당시 텐센트의 투자는 전략적 투자가 많아 엑시트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심사역으로 전문성을 쌓으려면 엑시트를 염두에 둔 재무적 투자(FI)를 경험해야 한다고 봤다"고 밝혔다.

SBVA에서 경험한 섹터는 다양했다. 반도체, 에너지 등 첨단 산업은 물론 모바일 세탁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백 심사역은 "중국, 베트남, 아프리카 등 투자 지역도 다양했다"며 "(SBVA에서) 투자 섹터는 원하는 만큼 늘렸다"고 말했다.

수타우동 겐 서초점의 덴푸라 붓가케 우동. 사진=이준형 기자수타우동 겐 서초점의 덴푸라 붓가케 우동. 사진=이준형 기자

SBVA에 대한 얘기가 마무리될 때쯤 식사를 마쳤다. 백 심사역과 식당 인근의 스페셜티 카페 스터닝커피로스터스로 향했다. 카페로 가는 길에 백 심사역이 해시드로 합류하기 전 일했던 게임사 엔픽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백 심사역은 "엔픽셀에서 투자 유치 등의 일을 하다가 '메타픽셀'이라는 블록체인 사업의 셋업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다"며 "그때 암호화폐에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크립토씬은 '본투비 글로벌'"

그렇게 약 500m를 걸어 카페에 도착했다. 백 심사역이 주문한 건 필터커피. 원두는 에티오피아 원두 기반의 '화이트'와 파나마 원두 기반의 '옵시디언'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다. 백 심사역은 산미가 있는 화이트를 골랐다.

백 심사역이 해시드에 합류한 건 지난해다. 해시드를 이끄는 김서준 대표와의 인연은 2019년부터 이어졌다. 당시 김 대표는 SBVA의 벤처파트너였다. 백 심사역은 "해시드 소개를 계기로 투자하거나 해시드와 공동 투자한 스타트업도 있었다"며 "SBVA에 있을 때부터 크립토 씬에 계속 끌리는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커피가 나온 후 그에게 크립토 씬의 매력을 물었다. 백 심사역은 매력 중 하나로 '본투비(born to be) 글로벌'을 꼽았다. 그는 "(크립토 씬에서는) 모든 네트워크나 커뮤니티가 글로벌하게 운영되고 유기적으로 엮여있다"며 "산업 태생부터 글로벌에 기반을 두고 있다 보니 커뮤니티의 DNA 자체가 다른 산업군과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크립토 씬은) 산업과 커뮤니티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자본의 유입과 회전 속도도 매우 빠른 편"이라며 "그만큼 지루할 틈이 없고 블록체인 자체의 혁신성에 대한 믿음도 있다"고 했다.

스터닝커피로스터스의 필터커피. 사진=이준형 기자스터닝커피로스터스의 필터커피. 사진=이준형 기자

'협업 문화'는 백 심사역이 꼽은 또다른 매력이다. 백 심사역은 "(크립토 씬) 구성원들이 블록체인 기술과 산업이 세상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함께 증명해가는 과정이라 협업 문화가 강하다"며 "다양한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얽혀있고 짧은 기간에 수많은 일이 벌어지다보니 실시간 공유가 필수적인 것도 협업 문화의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VC 투자업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백 심사역은 "벤처 투자에는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성장할 스타트업을 찾으려면 창업자와 함께 끊임없이 미래를 상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섹터가 급격하게 새로 생기기도 하고 어려워지기도 하는 걸 받아들이는 유연함도 필요한 것 같다"며 "산업군 자체가 워낙 빠르게 변하기도 하고 통제가 어려운 외부 변수도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VC 투자업이 "성향에 맞아 좋아한다"고 했다. 백 심사역은 "요즘은 어떻게 하면 재밌고 성과를 내는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일상적으로 고민한다"며 "기본적으로 지적인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걸 계속 찾는 편이라 (VC 투자업이) 성향에 맞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좋아하는 걸 업으로 삼지는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자기 업을 좋아하면 일에 혼이 담겨 '마지막 디테일'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했다.

해시드에서는 "한국과 글로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백 심사역은 "돌이켜보면 늘 한국 시장을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는 일을 해왔다"며 "크립토 씬에서도 계속 이런 역할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쉴 때는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는다고 했다. 운동은 주로 테니스를 하고, 공대를 나왔지만 책은 인문학 서적을 많이 읽는다고 했다. 백 심사역은 "사실 넷플릭스를 틀어놓고 '멍 때리기'를 할 때도 많다"며 웃었다.

커피를 모두 마시고 카페에서 백 심사역과 헤어졌다. 그는 "일을 하고 가겠다"며 카페에 남았다. 카페를 나서는 길에 창 너머로 그새 노트북을 펼치고 일에 몰두한 백 심사역이 보였다.

본 인터뷰는 특정 식당이나 브랜드로부터 지원이나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았으며, 상업적 의도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블루밍런치' 코너는 인터뷰이가 선호하는 단골 식당에서 격식 없는 분위기 속 자유로운 인터뷰를 담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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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기자holderBadgeholderBadge dark

gilson@bloomingbit.io블루밍비트 이준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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