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 용량 사상 최고…거래소 채택 확대 영향

비트코인 레이어2 결제망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가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채택 확대와 기능 개선에 힘입어 사상 최고 용량을 기록했다. 네트워크에 예치된 비트코인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며 저비용·고속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총 용량은 전날 기준 5606비트코인으로 집계돼 2023년 3월 기록했던 이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비주얼(Bitcoin Visuals)은 5606비트코인을 최고치로 집계했으며 라이트닝 네트워크 분석 플랫폼 앰보스(Amboss)는 하루 뒤인 17일 기준 5637비트코인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약 4억9000만달러 규모다.

데이터에 따르면 라이트닝 네트워크 용량은 올해 상반기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11월과 12월 들어 급격히 반등했다. 이는 네트워크에 추가로 유입된 비트코인 규모가 늘어나면서 결제 처리 속도와 비용 효율성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네트워크 참여 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현재 라이트닝 노드 수는 1만4940개로 2022년 3월 기록한 2만700개 대비 줄어든 상태다. 노드 간 결제 채널 수도 4만8678개로 2022년 고점보다 감소했다. 비트코인(BTC)이 네트워크에 더 많이 예치되고 있지만 노드와 채널 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거래소 중심의 채택 확대가 이번 용량 증가의 핵심 배경으로 보고 있다. 앰보스는 "특정 기업 한 곳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더 많은 비트코인이 라이트닝 네트워크로 유입되고 있다"며 바이낸스와 OKX 등 대형 거래소들이 최근 라이트닝 네트워크에 비트코인을 추가 예치했다고 설명했다.

라이트닝 생태계 확장은 스테이블코인과의 결합 가능성도 키우고 있다. 테더는 최근 비트코인 스타트업 스피드에 800만달러를 투자하며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메타마스크는 이번 주 비트코인 지원을 추가했지만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사용하지 않고 네이티브 세그윗 방식을 채택했다.

기술 측면에서도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 라이트닝 랩스는 탭루트 애셋(Taproot Assets)을 v0.7로 업그레이드해 재사용 가능한 주소와 감사 가능한 자산 공급, 더 크고 안정적인 트랜잭션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탭루트 애셋은 비트코인 위에서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자산을 발행하고 이를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할 수 있게 하는 멀티자산 프로토콜이다.

라이트닝 랩스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비트코인과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멀티자산 결제망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장기적으로 수조달러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 결제 인프라 위에서 이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