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전격 인수…시장 판도 뒤흔들까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4위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전격 인수한다.

28일 투자은행(IB) 및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 2대 주주인 SK플래닛과 지분 대부분을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코빗의 지분 구조는 넥슨 지주사인 NXC가 60.5%, SK플래닛이 31.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체 거래 규모를 1000억~14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인수의 주체는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다.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직접 영위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상 '금가(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전통 금융사인 미래에셋이 직접 거래소를 운영하기보다는 비금융 계열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블랙록,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금융·기술 기업들이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흐름 속에서, 미래에셋 역시 국내 제도 환경을 감안한 현실적인 방식으로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경쟁 구도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점유율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을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되며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여기에 미래에셋이 코빗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거래소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이 IT·플랫폼 기업과 전통 금융 자본이 정면으로 맞붙는 구도로 재편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