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10월 첫 개장일인 3일(현지시간) 급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날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2008년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시장이 이런 소식에 급변동하고 있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엘에리언 고문은 "지금으로선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 전환(피봇)을 기대해선 안 된다"며 "Fed의 전환이 나온다면 경제와 시장이 급락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ed가 시장을 긴급 지원해야 할 정도의 상황이 터지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경제 분석가인 마틴 암스트롱은 "연말까지 시장 분위기가 나아지기 어렵다"며 "내년에도 혼돈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스트롱은 "최근의 증시 급락은 극도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아직 안 끝났다"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 최대 문제는 유럽 은행의 부채 위기와 분열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암스트롱은 "다만 국채 시장 위기가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미국 주식이 수혜를 볼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내놓은 투자 메모에서 "Fed 피봇이 없으면 지수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으로 피봇이 나오거나 그런 전망이 강화되면 급반등이 나올 수 있지만 일시에 그칠 것"이라며 "터널의 끝 불빛은 맞은 편 열차란 말이 있듯, 기업들의 실적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분석가인 조너선 크린스키 BTIG 전략가는 "이달 말엔 기술적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며 "S&P500지수가 3400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크린스키 전략가는 "지수옵션 시장을 보면 극도의 불안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지수가 기술적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달러와 국채 금리 상승세가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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