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차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로 협정을 맺고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흑해를 통해 수출하는데 합의를 이룬 상태다. 그러나 이 협정이 이번 주말 갱신되지 못하면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흑해 수출이 중단돼 세계 식량자원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겐나디 가틸로프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여전히 자국에서 생산된 곡물 및 비료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맺은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협정에 대한 불만사항을 유엔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가틸로프 대사는 곡물 수출협정 갱신을 반대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곡물 수출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거래는 평등해야 하고 공정하게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문제제기를 하면서 유엔은 오는 16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곡물 수출 협정 갱신을 놓고 논의할 예정이다. 유엔은 "러시아 곡물 및 비료 수출 재개를 위해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및 러시아와의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지난 7월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하는 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이 맺어지면서 우크라이나산 밀과 옥수수 등 식량자원이 흑해를 통해 해외에 수출됐다. 이 협정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았던 식량 가격을 안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불만을 드러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통해 이득을 본 건 최빈국이나 개발도상국이 아닌 EU라고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 중 하나로 꼽히는 크림대교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대교 폭발 사건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지를 미사일 공격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막아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해 왔다.
러시아가 곡물 수출 협정 갱신을 거부할 경우 식량자원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13일 밀 선물(12월물 기준) 가격은 부셸당 8.92달러로 마감했다. 밀 선물 가격은 3분기 들어 7% 가량 상승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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