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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자 수익 제동…빨라진 머니무브

기사출처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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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금리에 '머니무브'


<앵커>


이처럼 윤 대통령의 계속된 지적에 은행권 전반이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대출은 물론 예금 금리도 떨어질 것이란 예상에, 대규모 자금이 은행을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경제부 박승완 기자와 자세한 사안 들여다보겠습니다. 박 기자, 당장 은행권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한마디로 '당혹 그 자체'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충당금도 상당 수준 쌓아놨고, 각종 기금 등을 통해 사회 환원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설명인데요. 각종 수수료는 없애고, 예대마진을 줄이는가 하면, 대출 상환 기간을 늘이는 등의 노력을 이어왔는데, '돈 잔치를 한다', '서민 이자로 폭리를 취한다'는 식의 비판만 계속된다는 소리입니다.


​실제로 은행들을 향한 당국의 압박은 어제오늘일이 아니긴 합니다. 이에 은행권은 그간 정부 정책에 발맞춰온 모습인데, 지난해 레고랜드 발 자금시장 불안 당시 금융지주들이 95조 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기도 했었죠. 기준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대출 금리를 오히려 내리는 등의 노력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앵커>


기준 금리가 1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보니 대출 금리도 오르는 게 당연히 여겨지는데 그렇지 않았죠. 예금 금리도 내려가는 추세라고요?


<기자>


실제로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두 달 연속 하락했습니다. 오늘(15일) 발표된 '신규취급액' 기준 1월 코픽스는 이전달 보다 0.47%포인트 떨어졌는데요. 당장 내일부터 반영될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 역시 4% 초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코픽스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예·적금 금리 역시 석달 새 1%p 떨어졌습니다. 어제 기준 주요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3% 초반으로 확인되는데요.(3.35~3.62%) 채권 시장이 안정화하며 은행채 발행이 정상화됐고, 이에 은행 입장에선 높은 이자를 주며 예금을 들여올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앵커>


기준금리가 3.50%인데, 은행이자가 이보다 낮은 상황이군요. 예금 금리가 이렇게 내려간 배경은 뭔가요?


<기자>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은행들이 시중의 유동성을 빨아들일 것이란 우려가 컷었죠. 시중에 풀린 돈이 상대적으로 안정한 은행으로 몰릴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는데, 때문에 당국은 은행들을 향해 예금 금리를 올려서 자금을 빨아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고 은행들이 이에 따르며 기준금리 인상에도 예금 금리는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채권 시장이 안정되면서 은행들의 자금 조달이 쉬워진 점도 예금 금리를 내리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앵커>


이렇게 예금 금리 내려가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에서 빠져나가는 중이라고요?


<기자>


지난달 말 은행의 각종 예금 잔액을 포함하면 2,200조원가량 되는데 두달 새 60조 넘게 빠져나갔습니다. 반면 자산운용사 경우 같은 기간 47조 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안정적으로 평가되는 은행 예적금에서 주식이나 가상 화폐 쪽으로 투심이 옮겨지는 모습인 거죠.


낮은 금리 때문에 자산이 고위험·고수익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머니무브'라 하는데요. 한 때 5%대에 달하는 예금 금리로 '역머니무브'의 한가운데에 있던 은행이 이제는 찬밥 신세가 됐습니다. 머니무브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모습인데 지난 1월 빠져나간 금액이 12월의 3배 수준이기 때문입니다.(1월 45.4조, 12월 15.2조)


<앵커>


요약하자면 채권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예금 금리가 내렸고, 적금 금리 인하로까지 이어졌다고 볼수 있겠군요. 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금리 고점'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머니무브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변수는 남아있습니다. 당장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6.4%)이 꺾이긴 했지만 예상치보다는 높아 고금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음주 예정된 한은 금통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상황은 이렇지만 은행들이 '이자 수익'을 이어가기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당장 지난해 역대급 당기순이익(13.8조 원)을 기록한 5대 은행권을 향한 여론이 따갑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지시한만큼 금융 당국의 압박도 부담스러운 대목이고요.


<앵커>


결국 외부 상황과 별도로 예금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의미군요. 오늘 회의에서 향후 계획은 나왔나요?


<기자>


정부는 이달 내 '은행권 경영과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은행들이 경쟁하게 하고, 지배 구조도 손 보겠단 계획인데요. '돈 잔치' 논란을 일으킨 성과급과 퇴직금 제도 역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파악됩니다.


무엇보다 '은행권 경쟁촉진'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기존 5대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여러 은행들이 다대다 경쟁을 하게 해서 효율적인 금융 상품 가격 결정과 마진 줄이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죠.


일각에선 이러한 당국 행보에 '금융 관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은행은 공공재'라는 발상이 '시장 경제'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지적인데요. 지배구조나 성과급, 퇴직금 등 개별 은행의 이사회가 논의할 문제까지 당국이 간섭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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