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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드랍의 코브라 효과 [한경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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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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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드랍이 크립토 시장에서 단기적 사용자 유치에 효과적이나, 장기 사용자 충성도 유지에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 시빌 공격으로 인해 에어드랍 프로젝트들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며, zkSync아비트럼의 사례를 소개했다.
  • 최근 타피오카주피터, 생텀 등은 새로운 에어드랍 방식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진성 사용자를 확보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19세기 후반, 인도 델리에서 코브라 개체 수가 급증하자, 영국 식민 정부는 코브라를 잡아오는 사람에게 현상금을 주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 정책은 초기에는 효과를 발휘했지만, 곧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주민들이 더 많은 현상금을 받기 위해 코브라를 사육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정부는 정책을 철회했지만, 이미 사육된 코브라들이 풀려나면서 델리의 코브라 수는 오히려 정책 시행 이전보다 증가했다. 이 사건은 코브라 효과(Cobra Effect)로 불리게 되었고, 정책이 의도한 바와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 잡았다.

이와 유사하게, 에어드랍은 크립토 시장에서 사용자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상징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받았다. 프로젝트들은 에어드랍을 통해 사용자 유치와 커뮤니티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에어드랍이 사용자들로 하여금 일회성 수익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이탈을 촉진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어드랍은 과연 실패한 마케팅 전략인가? 에어드랍의 효과와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에어드랍 전략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유인책의 역효과

에어드랍은 신규 고객 유치 및 기존 고객 유지를 목표로 한 인센티브 전략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에어드랍을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여겨, 서비스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니스왑의 에어드랍 사례는 이러한 문제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유니스왑은 2020년 에어드랍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UNI 토큰을 지급했는데, 에어드랍 후 7일 내에 75%의 지갑이 토큰을 전량 매도했다.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 비율은 93.3%에 달했다. 반면, 추가로 토큰을 매수한 사용자 비율은 고작 0.4%에 불과했다. 이는 에어드랍이 단기적으로는 사용자 수를 급격히 늘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용자 충성도를 유지하는 데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시빌 공격(Sybil Attack)으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도 에어드랍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시빌 공격은 한 주체가 다수의 가짜 계정을 만들어 에어드랍 수익을 극대화하고 프로젝트를 기만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며, 실제 사용자와 가짜 사용자를 구분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예를 들어, zkSync와 아비트럼의 사례에서 시빌 공격으로 인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토큰이 시빌 헌터들에게 배분되었다. zkSync의 경우, 한 사용자가 다수의 시빌 계정을 통해 100만 달러 이상의 에어드랍을 탈취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빌 공격은 에어드랍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프로젝트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에어드랍의 순기능

다만, 에어드랍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관심(Attention)을 집중시키고, 공공재로 자원을 분배하며, 초기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를 극복하는 데에는 여전히 유용한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크립토 시장에서 에어드랍은 ‘관심’을 집중시키는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 솔라나 네트워크에서 봉크 토큰의 에어드랍은 솔라나 생태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FTX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솔라나 생태계를 부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봉크 토큰은 솔라나 유저들과 개발자들, 그리고 생태계 참여자들에게 대규모 에어드랍을 실시했으며, 이로 인해 솔라나 네트워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에어드랍은 공공재 성격의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Gitcoin Grants와 옵티미즘(Optimism)의 RetroPGF 같은 프로그램들은 에어드랍을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 내 중요한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Gitcoin Grants는 커뮤니티 주도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으로, 블록체인 및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공공재를 지원하기 위해 에어드랍을 활용한다. 옵티미즘의 RetroPGF는 이미 개발된 공공재의 생태계 기여도를 평가해 보상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에 기여한 프로젝트와 서비스를 지속 가능하게 지원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에어드랍을 단순한 마케팅 도구를 넘어, 장기적인 네트워크 발전을 지원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네트워크 효과는 네트워크 참가자가 많아질수록 그 가치가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웹3에서는 초기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에어드랍을 활용하여 부트스트래핑 문제를 해결하는데, 블러(Blur), 블라스트(Blast), 에테나(Ethena)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이를 통해 초기 자본과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하고 성공적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에어드랍이 웹3 프로젝트의 초기 성장과 네트워크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변화하는 에어드랍 전략

최근에는 에어드랍의 단점을 보완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타피오카(Tapioca)는 콜옵션(Call Option) 에어드랍 방식을 도입하여 시빌 공격을 최소화하고, 진성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콜옵션 에어드랍은 에어드랍 자격을 충족한 사용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토큰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사용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어 진성 사용자만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는 시빌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으며,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

주피터(Jupiter)는 ASR(Active Staking Rewards) 방식의 에어드랍을 도입하여, 사용자가 토큰을 스테이킹하고 거버넌스에 참여하면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이는 토큰의 매도 압력을 줄이고, 거버넌스 참여를 통해 점진적 탈중앙화를 실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방식은 프로젝트의 의사결정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커뮤니티의 거버넌스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생텀(Sanctum)은 진정성(Earnestness)을 반영한 에어드랍 분배 방식을 시도했다. 생텀은 단순히 에어드랍을 목표로 한 사용자가 아닌, 프로젝트의 미션을 이해하고 생태계에 기여한 사용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재단이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에 따라 에어드랍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에어드랍 모델과 차별화된다. 이러한 접근은 에어드랍 체제의 문제점을 창의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에어드랍은 여전히 크립토 시장에서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자 자원 분배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설계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에어드랍은 사용자 충성도를 높이고,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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