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이 최고 1486원까지 치솟고 코스피지수가 2400선이 붕괴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전했다.
-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며 외국인 매도세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 코스피 거래대금은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며 증시에 자금이 돌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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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 모니터에 이날 거래중인 원·달러 환율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최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이슈가 금융·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80원 위로 치솟았고, 코스피지수는 장중 2400선이 붕괴됐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2원70전 오른 1467원5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20원 넘게 출렁였다. 한 대행의 탄핵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오전 11시30분께 1486원70전까지 치솟은 환율은 점심 무렵 하락세로 빠르게 전환했다. 외환당국의 미세 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출회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 휴가철을 맞아 외환 거래량이 40억~50억달러 수준으로 평소의 절반에 그치는 상황에서 당국의 미세 조정 효과가 컸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주간 거래 마감 후 한 대행 탄핵 절차가 시작되자 환율은 다시 큰 폭으로 올라 1470원 후반으로 재차 상승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화 스스로 강세로 전환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는 추세를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2% 떨어진 2404.77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치솟은 오전 11시께에는 2391까지 하락해 2400선이 7일 만에 재차 무너지기도 했다.
꽁꽁 언 투자심리…코스피 거래대금, 연일 최저치 경신
6조1941억…자금 말라붙어, 코스피 시총·외국인 비중도 '뚝'
정국 불안이 고조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2400이 위협받고, 거래대금은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나란히 1% 넘게 하락하는 등 부진을 이어갔다. 일본 닛케이225지수, 대만 자취안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이 오른 가운데 아시아 주요 증시 중 한국만 역주행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1.8%, 자취안지수는 0.12%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6조1941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 24일(6조7408억원)과 전날(6조4104억원) 쓴 최저치 기록을 3거래일째 경신했다. 증시에 자금이 돌지 않는 가운데 이날 외국인(-1725억원)과 기관(-1159억원)이 동반 매도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이날 상승한 종목은 115곳에 불과했고 하락 종목은 808개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합계는 이날 종가 기준 1966조9567억원으로 윤석열 대통령 1차 탄핵안이 부결된 지난 9일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로 적었다. 시총이 지금과 비슷하던 올해 1월 17일 거래대금(11조2816억원)과 비교하면 최근 일별 거래대금은 반토막 수준이다. 시총 중 외국인 비중도 26일 32.19%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안 그래도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정치적 혼란까지 더해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최고점을 찍은 오전 11시10분께 코스피지수는 20일 이후 7일 만에 다시 2400선을 내주며 2391까지 떨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리스크가 원화 약세 압력을 증폭하고 외국인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아시아 시장 중 한국 증시만 하락한 것도 취약한 투자심리를 나타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탄핵 정국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박한신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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