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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런치] 김채린 "블록체인, 아직 개척자 될 기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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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채린 솔라나재단 APAC 그로스는 FTX 사태에도 불구하고 솔라나 생태계의 인적 펀더멘털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 김채린은 내년이 블록체인 산업에서 개척자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전망했다.
- 그는 내년부터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실적이 가시화되어 대부분의 산업군에서 필수 사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 인공지능 기반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기사를 요약했습니다.
- 기술 특성상 본문의 주요 내용이 제외되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채린 솔라나재단 APAC 그로스
대학 시절 솔라나 합류
"FTX 사태 겪으며 확신 커져"
'데브렐'서 1년만 승진
"크립토 씬, 지루할 틈 없어"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눈다.' 블루밍런치의 기본 취지입니다. 크립토 씬(Crypto Scene, 블록체인·가상자산 생태계)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일과 삶을 전합니다.
김채린 솔라나(Solana·SOL) 재단 아시아·태평양(APAC) 그로스(Growth)는 지난달 대학을 그만뒀다. 대학을 입학한지 4년만이다. 김 그로스는 자퇴에 대해 "기본적으로 출장이 많아 학업을 병행하기 어려웠다"며 "일을 하면서도 대학에 적(籍)을 두고 있어 스스로 계속 주니어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그로스는 2022년부터 솔라나 재단에서 일했다. 대학에 들어간 직후 가입한 블록체인 학회 '이화체인(Ewha Chain)'이 계기였다. 당시 이화체인 학회장으로 활동했던 김 그로스는 학회 행사에 솔라나 재단 관계자를 수차례 초청했다고 했다. 김 그로스는 "솔라나 재단에서 먼저 일자리 제안이 왔다"며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보니 우선 파트타임으로 일해보겠다고 한 게 '풀타임'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레스토랑 우오보'에서 김 그로스를 만났다. 지난 2022년부터 해마다 블루리본을 받은 식당이다. 블루리본은 레스토랑 우오보에 대해 "생면 파스타가 인기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라며 "파스타 외에도 여러 가지 스타터와 스테이크 등을 맛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그로스는 집 근처에 식당이 있어 생면 파스타를 먹고 싶을 때 종종 찾는다고 했다.
우선 애피타이저로 광어 까르파치오를 주문했다. 숙성한 광어회에 레몬, 석류, 블랙 올리브 등을 곁들인 요리다. 식전빵으로 나온 포카치아를 먹은 후 까르파치오를 맛봤다. 과일의 산뜻함과 숙성회의 쫄깃함이 어우려저 감칠맛을 냈다. 김 그로스는 "(까르파치오는) 이 식당에 오면 항상 주문하는 메뉴"라며 "상큼함이 있어 입맛을 돋궈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1년만 'APAC 그로스' 승진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솔라나 재단 합류 초기 김 그로스가 맡은 직무는 '데브렐(DevRel·Devloper Relations)'이었다. 데브렐은 개발자 커뮤니티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직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개발자와의 소통에 강점이 있었다는 게 김 그로스의 설명이다. 김 그로스는 "본래 블록체인 코어를 만드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며 "그런데 일을 하며 기술만 파고드는 것보다 기술을 현실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일이 더 즐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 그로스는 'APAC 그로스'로 승진했다. 솔라나 재단에 합류한지 1년만이었다. 업무 범위는 기존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솔라나 생태계 관리로 확 넓어졌다. 김 그로스는 "재단에서 일하며 크립토 씬은 물론 솔라나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도 강해졌다"고 말했다.

기폭제가 된 건 솔라나의 연례 컨퍼런스 '브레이크포인트(Breakpoint)'다. 김 그로스는 "2022년 11월쯤 브레이크포인트에 참석했다"며 "당시 행사를 마치고 귀국하러 공항으로 가는 길에 FTX 사태가 터졌던 걸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FTX 사태는 글로벌 3위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2022년 유동성 위기로 파산한 사건이다. 솔라나 기반 암호화폐가 대부분 FTX에 상장돼 있었던 만큼 당시 솔라나 생태계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김 그로스는 "(FTX 사태 직후) 30~40달러선이었던 솔라나 가격이 8달러 안팎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김 그로스는 "(FTX 사태 여파로) 솔라나 생태계의 유동성도 급감했다"며 "당시 솔라나 생태계가 위기에 처했다는 시선이 적지 않았던 이유"라고 했다.
"FTX 사태로 솔라나 미래에 확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주문한 토마토 파스타와 보따르가 파스타가 나왔다. 토마토 파스타 위에 듬뿍 올려진 치즈의 풍미가 토마토 소스의 감칠맛을 더했다. 보따르가 파스타는 구운 마늘을 갈아 넣은 버터 소스에 어란을 곁들인 먹물 파스타다. 어란과 버터 소스의 조합이 인상적이었다. 보따르가 파스타는 김 그로스가 레스토랑 우오보를 찾을 때 광어 까르파치오와 함께 늘 주문하는 메뉴다.
김 그로스는 파스타를 잇달아 맛본 후 말을 이었다. 김 그로스는 "아이러니하지만 당시 사건을 계기로 솔라나의 미래에 확신을 갖게 됐다"며 "(FTX 사태에도) 솔라나 생태계의 인적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당시 같이 일했던 동료들 중 (FTX 사태 후) 재단은 물론 솔라나 생태계를 이탈한 이들이 거의 없었다"며 "동료들 모두 솔라나 생태계를 유지하고 다시 구축하기 위해 진심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김 그로스는 "솔라나 생태계에 있다는 것은 전 세계에 친구가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솔라나 생태계 특유의 끈끈함이 있다"며 "솔라나 생태계의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이 끈끈함"이라고 말했다. 김 그로스는 솔라나 생태계의 동료들이 한국을 찾았을 때 대형버스를 빌려 함께 관광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얘기를 나누다가 라구 파스타를 새로 주문했다. 소고기와 레드와인을 넣어 끓인 라구 소스로 만든 파스타다. 추가 주문을 고민하던 차에 김 그로스가 "종종 시키는 메뉴"라며 추천했다. 올리브 오일이 섞인 두꺼운 탈리아텔레 생면에 진한 라구 소스와 완두콩이 올려져 있었다.
크립토 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묻자 김 그로스는 "제주에 있을 때"라고 답했다. 김 그로스는 대학 진학 전까지 제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고교 재학 당시 우연히 참석한 블록체인 세미나가 크립토 씬에 발을 들인 계기가 됐다. 김 그로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처음 접했을 때는 '탈중앙화'라는 개념에 매료됐다"라며 "돌이켜보면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일반적인 시스템에 대해 정면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개념이라 흥미가 갔다"고 설명했다.
제주는 지난 2019년 블록체인 특구를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현 블록체인 특구인 부산과 특구 유치를 위해 경쟁을 벌일 때였다. 당시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제주에서 워크샵과 세미나를 개최한 배경에도 이런 맥락이 있다. 김 그로스는 "블록체인을 처음 접한 후 여러 세미나를 찾아 기술을 공부하며 점차 탈중앙화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알게 됐다"며 "본래 뭔가를 시작하면 빨리 싫증을 내는 편인데, 블록체인은 지루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개척자 될 기회, 내년이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식당 인근의 카페 '프레스카 29 커피'로 자리를 옮겼다. 매장에서 로스팅한 원두로 직접 커피를 내리는 스페셜티 카페다. 김 그로스와 함께 '엘살바도르 엘 앙헬 파카마라(El Salvador El Angel Pacamara)' 원두로 내린 필터커피를 2잔 주문했다. 커피와 함께 나온 작은 쪽지에는 원두의 테이스팅노트로 사과, 블랙티, 호박엿, 말린 과일이 적혀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크립토 씬의 매력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김 그로스는 "(크립토 씬은) 매일 새롭게 바뀌다 보니 구조적으로 똑같은 업무를 반복할 수 없다"며 "반복적인 업무에 금방 싫증을 느끼는 분들도 지루할 틈을 느낄 수가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정성에 대한 집착을 조금 내려놓으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다는 점도 크립토 씬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매력으로는 '기회'를 꼽았다. 김 그로스는 "전통 산업에서는 일차적으로 학위를 받아 개인의 자격을 증명해야 한다"며 "반면 크립토 씬은 굳이 학위로 개인을 증명하지 않아도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김 그로스는 "크립토 씬은 산업의 역사가 짧아서 아직도 개척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남아있다"며 "(단) 개척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내년이 마지막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그로스는 "내년부터 (암호화폐) 산업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그로스는 "내년은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실적이 가시화하는 시기"라며 "실적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대부분의 산업군에서 필수불가결한 사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미를 묻자 김 그로스는 "축구를 보는 것도, 직접 하는 것도 좋아한다"고 답했다. 인터뷰 후에도 일대일 축구 수업이 예정돼 있다고 했다. 김 그로스는 "어릴 때부터 여러 취미를 전전하다가 축구에 정착했다"며 웃었다.
김 그로스와 여담을 나누다가 인터뷰를 마쳤다. 김 그로스는 내년에 결혼을 한다고 했다. 축하 인사를 전한 후 카페 앞에서 인사를 나눴다. 오전부터 내리던 눈은 어느새 그쳐 있었다.
본 인터뷰는 특정 식당이나 브랜드로부터 지원이나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았으며, 상업적 의도 없이 진행됐습니다. '블루밍런치' 코너는 인터뷰이가 선호하는 단골 식당에서 격식 없는 분위기 속 자유로운 인터뷰를 담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습니다.

![[블루밍런치] 김채린 "블록체인, 아직 개척자 될 기회 많아"](https://media.bloomingbit.io/PROD/news/f97d8e94-07f3-4ef7-a8b9-45e04d9bf5e1.webp?w=2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