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2026년 가상자산 시장, '기관 중심·수익 검증' 시대로 재편될 것"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 편입 국면에 들어서면서, 2026년에는 기관 중심의 보수적 자금 흐름과 수익성 중심 구조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웹3 리서치 및 컨설팅 기업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기관 자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내년 시장은 단기 가격 변동이나 내러티브보다 실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와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기관 자금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메이저 자산에 집중되고, 과거와 같은 알트코인 전반으로의 낙수 효과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알트코인 프로젝트들은 기관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에 직면할 전망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프로젝트의 퇴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장 프로젝트 다수가 가격 하락을 겪으면서, 내러티브 중심 전략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단기 트렌드에 의존한 프로젝트는 빠르게 도태되고, 실질적 수익 구조와 펀더멘탈을 갖춘 프로젝트만이 생존할 가능성이 크다.

토크노믹스 측면에서는 유틸리티 중심 설계가 힘을 잃고 있다. 거버넌스 권한이나 복잡한 구조 대신, 바이백·소각 등 명확한 가치 환원 방식이나 프로토콜 성장과 토큰 가치가 직접 연동되는 모델이 시장의 요구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 구조 측면에서는 프로젝트 간 인수합병(M&A)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성숙 단계에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승자 중심의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술 영역에서는 로보틱스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새로운 긱 이코노미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탈중앙화된 데이터 크라우드소싱과 즉각적 보상 구조가 로봇 학습 데이터 확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언론사의 수익 모델로 예측 시장 도입 가능성이 거론됐다. 독자가 뉴스 결과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가 정착될 경우, 언론사의 수익 다각화와 독자 참여 확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전통 금융기관의 역할도 확대될 전망이다.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에서는 금융기관이 자체 체인을 구축해 직접 상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며, 독자적 공급 역량이 없는 프로젝트는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품 측면에서는 이더리움 스테이킹 ETF 도입이 비트코인 금융(BTCFi)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비트코인 ETF 자산의 추가 수익 활용 수요가 BTCFi 성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사용자 유입 경로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규제 명확화로 핀테크 앱 내 가상자산 거래가 일반화되면서, 거래소보다 핀테크 서비스가 주요 진입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기관 참여 확대를 위해 프라이버시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거래 전략 노출을 꺼리는 기관 투자자 특성상, 거래 정보 보호 기술은 제도권 자금 유입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