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루센트블록은 부동산 토큰증권(STO) 플랫폼, 혁신금융서비스 실적에도 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에서 제외돼 사업 지속이 불가능해질 위기에 놓였다고 밝혔다.
- 루센트블록은 인가 절차가 기득권 금융기관, 한국거래소(KRX) 컨소시엄,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며 절차적 특혜와 공정경쟁 원칙 위반을 금융당국에 문제 제기했다고 밝혔다.
- 루센트블록은 기술 유출 의혹, 기업결합 신고 의무 위반, 투자자 권익 침해, 스타트업 생태계 위축 우려를 근거로 공정위 신고 및 1인 시위, 벤처캐피털 공동 성명 등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4년간 혁신금융서비스로 부동산 토큰증권(STO) 플랫폼을 운영해온 스타트업 루센트블록이 금융당국의 STO 장외거래소 인가 절차를 두고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취지에 반한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가 무조건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며 "특혜가 아니라, 법이 만들어진 취지대로만 판단해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7일 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대상으로 한국거래소(KRX)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을 선정한 데 따른 것이다. 예비인가는 오는 1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증선위 결정이 유지될 경우 루센트블록은 관련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루센트블록은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부동산 토큰증권 플랫폼 '소유'를 운영해왔다. 회원 수는 50만 명 이상, 누적 발행·유통 자산 규모는 약 300억 원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토큰증권 시장을 개척한 '조각투자 1세대'로 평가받는다.
루센트블록은 이번 인가가 '신규 인가'가 아니라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돼 온 서비스를 제도화하는 절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위 역시 지난해 9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방안을 발표하며 "혁신금융서비스로 운영된 시범 서비스를 제도권으로 편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인가 기준은 기득권 금융기관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게 루센트블록의 주장이다. 허 대표는 "4년간 사고 없이 서비스를 운영하며 시장성과 기술력을 검증한 사업자는 탈락 위기에 놓였는데, 관련 실적이 없는 기관들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거래소에 대해서는 "신종증권시장 유통 승인을 받은 뒤 2년이 넘도록 실제 유통 실적이 0건"이라며 "성과 없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무임승차"라고 지적했다. KRX와 NXT 모두 금융위 출신 인사가 경영진에 포진해 있다는 점도 문제로 언급했다.
기술 유출 의혹도 제기됐다. 루센트블록은 지난해 8월 넥스트레이드가 컨소시엄 참여 및 투자 검토를 명분으로 접근해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뒤 재무 정보, 주주 명부, 사업 계획, 핵심 기술 자료 등을 제공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넥스트레이드는 투자 없이 단기간 내 직접 STO 유통 사업 인가를 신청했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어떤 블록체인 구조에서 토큰증권 거래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는 핵심 기술에 해당한다"며 "이 사안이 예비인가 심사에서 공정경쟁 원칙에 따라 어떻게 검토됐는지 금융당국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넥스트레이드는 이에 대해 "기밀 자료를 제공받은 사실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루센트블록은 절차적 위법 가능성도 문제 삼았다. 허 대표는 "대규모 법인과 증권사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예비인가 신청 전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는 명백한 절차적 특혜"라고 주장했다.
루센트블록은 같은날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업 활동 방해 및 기업결합 신고 의무 위반과 관련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13일 밤부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투자자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허 대표는 "캡스톤파트너스, 하나증권 등 주요 투자자를 포함한 주주들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조만간 벤처캐피털 공동 성명서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상임이사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 서비스를 검증한 '퍼스트펭귄'을 보호하지 못하는 구조적 허점이 드러났다"며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도전 의지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50만 명의 이용자와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주주들의 권익이 직접적으로 침해된다"며 "제도의 취지와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끝까지 제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