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이 낸다던 관세, 대부분 미국인이 짊어져…"트럼프 자책골"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공유하기

간단 요약

  • IFW는 미국이 부과한 관세 비용의 96%를 미국 소비자와 수입업체가 부담했다고 밝혔다.
  • IFW는 관세가 외국 생산자 세금이 아니라 미국인에게 부과되는 소비세처럼 작용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WSJ는 유럽과의 무역 전쟁 재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이 생각보다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논평했다고 밝혔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국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에 따른 비용을 대부분 미국인이 부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이 '역풍'을 맞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관세는 외국이 낸다'고 강조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는 상반된 결과다.

독일 싱크탱크 킬세계경제연구소(IFW)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자책골: 관세는 누가 내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4조달러에 달하는 무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소비자와 수입업체가 관세 비용의 96%를 떠안았다고 밝혔다. 수출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통해 부담한 비용은 4%에 불과했다. IFW 연구진은 2024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무역 데이터 2500만 건을 토대로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관세는 수출 단가를 낮추지 못하고 교역량만 축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일례로 50% 고율 관세를 맞은 인도 수출업체들은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대비 미국으로의 수출 물량을 최대 24% 줄였다. 수출 단가는 변화가 없었다. IFW는 수출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하지 않은 것은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새로운 구매자를 찾았거나, 최종 관세율이 바뀔 것으로 보고 가격을 섣불리 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너무 높은 관세율 때문에 아예 판매를 중단한 사례도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또는 오랜 기간 맺어온 외국 수출업체와의 관계를 고려해 미국 수입업체가 기존 수출업체를 떠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IFW는 관세가 외국 생산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아니라 미국인에게 부과되는 소비세처럼 작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율리안 힌츠 독일 빌레펠트대 경제학 교수는 "관세 형태로 외국이 미국에 부(富)를 이전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국인이 부담한 비용은 시간이 지나면 미국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대하고 홍보한 관세 효과와 상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4월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각종 관세를 부과하면서 외국 기업이 관세 비용을 흡수해 미국 내 물가 상승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관세 수입으로 미국인 1인당 2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린란드 관세 등) 유럽과의 무역 전쟁이 재개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이 생각보다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그린란드 합병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다음달 1일부터 관세를 10% 추가하기로 했고, 유럽은 이에 대응하는 보복관세를 검토 중이다.

한경제 기자

#거시경제
publisher img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
방금 읽은 기사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