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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빗장 풀고 韓은 족쇄?…스테이블코인 입법 엇갈린 행보

황두현 기자

간단 요약

  •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헤어컷 2% 경감, 안전자산 대우를 통해 증권사와 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 여건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 미국은 GENIUS Act, 클래리티법, 비은행 발행 허용, 이자 지급 논의 등으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려 한다고 전했다.
  • 한국은 51% 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 스테이블코인 이자 전면 금지를 추진해 가상자산 시장 자율성과 혁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美, 스테이블코인에 '안전자산' 지위

비은행 발행 허용·이자 지급 논의

韓은 51%룰·지분 규제 고수

업계 "갈라파고스 규제…도태 우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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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각국의 전략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규제 완화를 통해 기관 자금의 진입로를 넓히고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반면, 한국은 '51% 룰'과 거래소 지분 제한 등 강도 높은 규제를 추진하며 시장 자율성을 제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규제 완화로 산업 키운다"…스테이블코인 빗장 푸는 美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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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획기적인 규제 완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SEC 거래시장국은 증권사의 순자본 규정을 적용할 때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의 회계 처리 방식을 명확히 하는 새 지침을 발표했다.

특히 증권사가 보유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적용되는 '헤어컷(Haircut·위험자산 가치 할인율)'을 기존 100%에서 2%로 대폭 경감시켰다. 헤어컷이란 증권사가 위기 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순자본을 유지할 때,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장부상 가치를 크게 깎아 계산하는 비율을 뜻한다.

그동안 미 증권사들은 스테이블코인의 헤어컷 비율을 사실상 100%로 처리해 왔는데, 이로 인해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자산 가치는 '0원'으로 취급됐다. 규제를 받는 금융기관 입장에선 이를 보유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재무적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국채 등을 담는 머니마켓펀드(MMF)와 동등한 '안전자산' 대우를 받게 됐다.

포브스는 이 같은 SEC의 조치에 대해 "앞으로 증권사들은 토큰화 증권(RWA) 시장 진출, 현물 상장지수상품(ETP) 운용 등 기관 투자자를 위한 다양한 가상자산 통합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입법에서도 미국은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해 은행뿐 아니라 신용조합, 비은행 금융기관 등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 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했다. 연방 또는 주 감독 당국 등록과 월별 보고 의무를 이행하면 발행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USDT), 써클(USDC) 등 비은행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한 '클래리티법'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방안도 활발히 논의 중이다. 은행권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나 백악관이 직접 중재에 나섰다. 단순 보유에 대한 이자 지급은 제한하되, 특정 활동이나 거래에 기반한 보상은 허용하는 방식의 합리적 절충안을 찾으며 산업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가상자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Meta)도 올 하반기 플랫폼 내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다만 메타 측은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할 계획은 없다"며 파트너십을 통한 우회 진출을 시사했다.

韓, '51% 룰·지분 제한' 초강수…이자 지급도 전면 금지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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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과정에서 강도 높은 규제를 포함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은행 중심으로 제한하는 '51% 룰'과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규제다.

'51% 룰'은 그동안 한국은행이 금융 안정을 이유로 강력히 주장해 온 사안으로, 은행 지분이 '50%+1주'를 초과하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게만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금융위원회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대주주 지분 규제'는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 수준인 15~20%로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강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이 규제가 시행되면 두나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국내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가 전면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업계는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혁신을 위해 이 두 가지 쟁점을 법안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 중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오히려 규제 강행에 쐐기를 박는 모양새다.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회의 직후 이정문 의원은 "(우리 의견만 고수하면)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단점과 폐해가 있다"며 "TF 안에 정부안을 담는 것이 절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혀 규제 포함 가능성을 열어뒀다.

같은 날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발 더 나아가 초강수를 뒀다. 한 의장은 TF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 쟁점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직접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이 같은 압박으로 인해, 빠르면 다음 주 금융당국, 정책위, 청와대와의 협의를 통해 발의될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 기본법 여당안에 51% 룰과 지분 규제가 고스란히 담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더해 여당은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을 전면 금지하는 방침도 검토 중이다. 발행인이 보유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이자'의 범위를 금전뿐 아니라 할인, 적립금, 포인트 등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형태로 폭넓게 정의해 사실상 인센티브 제공을 차단하는 구조다.

TF소속 자문위원들은 "51% 룰과 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표한 자문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며 "일부 중립적인 의견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자문위원들은 51% 룰과 거래소 지분 규제 포함 시 혁신이 훼손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비은행권의 진입을 허용하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한국은 '51% 룰', 지분 규제 등 시장 자율성을 침해하는 갈라파고스 규제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의 안전성과 신뢰는 발행사의 '지분 구조'가 아니라 준비금의 투명성과 확실한 환매 보장, 파산 시 투자자 보호 장치에서 비롯된다"라며 "은행 주도의 스테이블코인은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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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기자

cow5361@bloomingbit.io여러분의 웹3 지식을 더해주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X·Telegram: @cow5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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