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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기본법 '지지부진'…업계 "스테이블코인 '골든타임' 놓친다"
간단 요약
- 디지털자산기본법 지연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늦어지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 업계와 학계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한국이 원화 기반 토큰과 온체인 경제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 토큰증권(STO)과 토큰화 자산의 규제 불확실성이 기관 진입을 막고 있어, 조기 실행 가능한 기준과 인프라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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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국회에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국가 전략 과제로 규정하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업계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 의원은 7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를 위한 과제: 해외 사례 분석과 대응 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시작된 금융 질서의 재편"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도입 여부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활용하고 경쟁력을 만들 것인가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이 일상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산업이 확장돼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로 쓰이게 되는 순간 단순한 자산이 아닌 금융 인프라가 된다"며 "이같은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좀처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1분기 중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확정할 방침이었으나, 일부 조항을 둘러싼 당국과 업계 간 이견, 중동 분쟁 여파 등으로 논의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오는 6월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상반기 중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마무리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은 '지정학 경쟁'"
업계에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웹3 리서치업체 타이거리서치의 김규진 대표는 기조발제에 나서 "지난달 기준 32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99%가 달러와 연동돼 있다"며 "(제도화를 위한) 신중함의 부작용으로 자국 디지털화폐가 설 자리 자체가 사라질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기업과 국민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수록 해당 자금은 국내 금융 시스템이 아닌 미국 달러 패권 유지에 투입된다"며 "완벽한 제도를 구축하는 것보다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스테이블코인 논의의 무게 중심을 이제 '도입'에서 '활용 방안'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상민 카이아(KAIA) 재단 의장은 이날 "지난 1년간 논의는 주로 발행 주체, 감독 권한, 리스크 경고 등에 한정됐고 정작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는 한 번도 공식 의제에 오르지 않았다"며 "도입을 하더라도 빠르게 실행할 방법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서 의장은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지 이해하면 판단도 명확해질 수 있다"며 "실행 가능한 기준을 조기에 설정하고 실증으로 고도화하면 향후 스테이블코인 표준과 인프라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계 의견도 비슷하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핀테크 이슈가 아닌 통화·결제·자본시장의 지정학 경쟁"이라며 "국제 거래의 기존 단위가 달러인 만큼 원화 기반 토큰이 없으면 글로벌 토큰화 가치사슬의 초입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디지털 소비와 수출 공급망이 강하지만 이를 연결할 결제·정산 레일 전략이 미흡하다"며 "기존 강점을 (스테이블코인 등) 온체인 경제와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CBDC와 양립 가능" 시각도
토큰증권(STO) 등 토큰화 자산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수민 플룸네트워크(PLUME) 한국 총괄은 "토큰증권의 법적 지위는 마련됐지만 세부 시행규칙은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 시점에서 (토큰화 자산 관련) 기관급 상품 설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 초 토큰증권법 통과 후에도 외국인의 접근 경로는 법제화되지 않았다"며 "이같은 규제 불확실성이 기관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선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양립 가능성 등이 논의됐다. 이환 카이아재단 원화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 리드는 "일본 중앙은행은 CBDC는 국가 신뢰를 담보하는 역할을 맡고 스테이블코인은 이용성과 확장성 등을 담보하는 역할을 맡는 보완적 관계에 있다는 입장"이라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낸 건 (일본은행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확산 전략에 대한 제언도 있었다. 서 의장은 "원화는 달러처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동일한 전략을 채택하긴 어렵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만의) 고유한 사용처를 찾아내는 게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는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이점을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분야는 신속한 정산이 필요한 기업 간 거래"라며 "해외 송금·결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

이준형 기자
gilson@bloomingbit.io안녕하세요, 블루밍비트 이준형 기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