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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런치] 복진솔 "블록체인, '물리학적 신뢰' 만드는 시스템"
간단 요약
- 복진솔 리드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공부하며 '무신뢰' 모델이 인류 역사상 없었던 개념이라고 밝혔다.
- 복진솔 리드는 블록체인이 온라인 세계에 없는 '물리학적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전했다.
- 복진솔 리드는 웹3 산업이 1~2년 전 본격적인 매스 어돕션 단계에 진입했으나 초창기 탈중앙화, 디파이(DeFi), P2E 실험이 감소한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
화학생물공학으로 박사 학위 받아
"블록체인 '무신뢰' 모델에 매료"
디사이퍼 거쳐 포필러스 합류
"웹3, 1~2년 전 '매스어돕션' 진입"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눈다.' 블루밍런치의 기본 취지입니다. 크립토 씬(Crypto Scene, 블록체인·가상자산 생태계)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일과 삶을 전합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현우동 약수직영점.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미쉐린 '빕 구르망(Bib Gourmand)'에 소개된 우동집이다. 맑고 은은한 국물이 특징인 일본 오사카식 우동으로 알려져 있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는 이곳에서 만났다.
복 리드는 우동을 좋아한다. 음식에 대해선 뚜렷한 취향이 없는데, 우동만큼은 예외라고 했다. 퇴근길에 우동이 생각나면 아내와 현우동에서 만나 식사를 하고 함께 귀가한다고 했다. 복 리드는 "몇 년 전만 해도 아내가 우동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8년 동안 연애하며 수시로 우동집을 가다 보니 아내도 이제 우동을 좋아하게 됐다"며 웃었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우동 면에 쯔유를 부어먹는 붓카케 우동을 주문했다. 복 리드는 쯔유에 면발을 찍어먹는 자루 우동을 골랐다. 면발이 굵어 조리 시간이 15분 이상 걸린다고 했다.
우동을 기다리며 복 리드에게 크립토 씬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를 물었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복 리드는 "업계 사람들 중 암호화폐 투자를 하다가 물려서 공부를 하다가 웹3로 넘어온 이들이 적지 않다"며 자신도 같은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복 리드는 대학에서 화학생물공학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그가 투자를 시작한 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이다. 첫 재테크로 암호화폐를 택한 이유도 간단했다. 복 리드는 "주식은 어렵게 느껴졌던 데다가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도 복잡해 보였다"며 "(반면) 암호화폐는 거래소 앱이 보다 직관적이어서 투자를 해 보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무신뢰 모델, 인류 역사상 없었던 개념"
그가 처음 돈을 크게 잃은 건 2020년 5월 비트코인(BTC)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대폭 하락한 이른바 '부처빔(붓다빔)' 때다. 복 리드는 이를 계기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복 리드는 "기록을 위해 개인 블로그에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올렸다"며 "블로그 글이 연결고리가 돼 디사이퍼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디사이퍼는 지난 2018년 출범한 서울대 블록체인 학회다.
디사이퍼를 계기로 블록체인 연구를 본격화한 복 리드가 매료된 건 '무신뢰(Trustless)' 모델이다. 무신뢰 모델은 탈중앙화의 핵심 기능으로 기관 등 중개자를 신뢰하지 않아도 안전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시스템을 뜻한다. 복 리드는 "신뢰는 인류가 발전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라며 "블록체인이 제시하는 무신뢰 모델은 인류 역사상 없었던 개념"이라고 말했다.
복 리드는 무신뢰를 '물리학적 신뢰'에 비유했다. 중력 등 과학 원리로 작동하는 물리학적 신뢰는 종교, 국가 등 공동체의 '사회적 신뢰'보다 본질적이라는 게 복 리드의 설명이다. 복 리드는 "물리학적 신뢰는 가장 기본적이고 변하지 않는 신뢰"라며 "하지만 아직 온라인 세계에는 물리학적 신뢰가 없다"고 짚었다. 그는 이같은 지점에서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봤다.
얘기를 나누던 중 우동이 나왔다. 차갑게 식힌 면 위에 쯔유를 붓고 깨를 갈아 넣었다. 면발은 쫄깃하면서 탄탄했고, 국물은 담백한 감칠맛이 인상적이었다. 복 리드는 "면이 워낙 쫄깃해서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동을 몇 입 먹고 얘기를 이어갔다. 복 리드는 2025년 국내 웹3 리서치업체 포필러스에 합류했다.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직후였다. 복 리드는 "디사이퍼를 계기로 김남웅 포필러스 대표를 알게 됐다"며 "좋아하는 분야를 계속 공부할 수 있어 (포필러스 합류를)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포필러스는 암호화폐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며 "매일 동료들과 웹3 업계 이슈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좋아 포필러스에 합류한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리서치 업무에 대해선 "체질에 맞는다"고 말했다. 복 리드는 "리서처는 각자 선택한 주제로 글을 쓰는 만큼 궁금한 분야를 계속 공부할 수 있고, 흥미로운 주제를 파고들 수 있다"며 "자체 리서치는 본인의 속도에 맞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하나의 주제를 깊게 파고드는 일종의 '리서치 근육'을 길렀다"며 "웹3 분야에 있다보니 전공을 살리지 못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대학에서 공부를 오래 한 덕분에 리서치도 제대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본다"고 했다.

"웹3 '매스 어돕션' 좋으면서도 아쉬워"
식사를 마치고 복 리드와 식당 인근의 카페 펄시커피로 자리를 옮겼다. 약수역 인근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다. 복 리드와 1층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말차 라떼와 에티오피아 구지 함벨라 고로 원두로 내린 필터커피를 주문했다.
복 리드에게 최근 암호화폐 산업의 가장 큰 변화를 묻자 고민 없이 '매스 어돕션(mass adoption·대중적 채택)'을 꼽았다. 복 리드는 "1~2년 전 웹3 산업이 본격적으로 매스 어돕션 단계에 진입했다고 본다"며 "(웹3) 여러 섹터에서 느낄 수 있는 매스 어돕션이 좋으면서도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스 어돕션이 본격화하면서 사이퍼펑크(cypherpunk) 같은 크립토 씬 특유의 탈중앙화 감성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디파이(DeFi), 탈중앙 스트리밍, P2E(Play to Earn) 게임 등 웹3 산업 초기에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실험을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복 리드는 크립토 씬에서 일하며 보고 싶은 미래가 있다고 했다. 송금·결제 등 자금이 이동하는 모든 과정의 백엔드(back-end) 시스템이 블록체인으로 작동하는 미래다. 복 리드는 "블록체인이 여러 인프라의 백엔드로 자리 잡으면 플랫폼이나 서비스별로 파편화된 금융 활동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며 "웹3 산업에서 개인적으로 무엇을 이루는 걸 넘어 이런 세상이 오는 걸 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복 리드와 약수역까지 함께 걸어갔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위스키에 푹 빠졌다고 했다. 최근 6개월새 서울 위스키 바 이곳저곳을 찾아 500종이 넘는 위스키를 맛봤다. 복 리드는 "바에서 위스키를 마시면 테이스팅 노트를 적어 정리해 놓는다"며 "항상 무언가를 시작하면 끝까지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약수역에 도착해 복 리드와 헤어졌다. 그가 추천한 논현역 인근 위스키 바는 약속을 잡아 함께 가기로 했다. 마침 복 리드가 타려는 전철이 도착했고, 그는 서둘러 전철에 올라탔다.
본 인터뷰는 특정 식당이나 브랜드로부터 지원이나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았으며, 상업적 의도 없이 진행됐습니다. '블루밍런치' 코너는 인터뷰이가 선호하는 단골 식당에서 격식 없는 분위기 속 자유로운 인터뷰를 담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습니다.

이준형 기자
gilson@bloomingbit.io안녕하세요, 블루밍비트 이준형 기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