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앙은행, 가상자산 상장 규제 강화…프라이버시 코인 금지
간단 요약
- 필리핀 중앙은행 BSP가 VASP 대상 토큰 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프라이버시 코인 취급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 새 지침에 따라 허가받은 VASP는 상장 전 엄격한 실사와 승인, 상장 후 지속 모니터링 및 거래 중단·상장폐지 검토 의무를 지게 됐다고 전했다.
-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가 필리핀 허가 거래소에는 경쟁 우위를 주는 대신 프라이버시 코인과 일부 고위험 토큰의 유통을 제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필리핀 중앙은행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의 토큰 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프라이버시 코인 취급을 금지했다. 현지 당국이 해외 거래소 차단과 인허가 규제에 이어 상장 자산 관리까지 감독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15일 가상자산(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디크립트에 따르면 필리핀 중앙은행인 방코센트랄응필리피나스(BSP)는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VASP)를 대상으로 새로운 코인·토큰 상장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에 따라 필리핀 내 허가받은 VASP는 고객에게 가상자산을 제공하기 전 엄격한 실사와 승인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BSP는 이번 규정이 "가상자산 서비스가 안전하고 건전하며 소비자 중심적으로 제공되도록 해 금융 안정성과 고객의 금융 복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은 익명성 강화 기능을 제공하는 가상자산, 이른바 프라이버시 코인의 상장과 지원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모네로(XMR), 지캐시(ZEC) 등 프라이버시 기능을 강조하는 가상자산은 규정을 준수하는 필리핀 현지 거래소에서 취급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새 지침은 상장 이후 관리 의무도 포함하고 있다. 거래소는 상장 자산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특정 기준에 도달할 경우 거래 중단이나 상장폐지를 검토해야 한다. 기준에는 유동성 상실, 발행사의 지급불능, 사기 또는 스캔들 연루, 페그 이탈, 중대한 보안 침해, 오해를 유발하는 공시 등이 포함된다.
GCash의 가상자산 부문 책임자인 알든 이부란은 디크립트에 "이는 오래전부터 필요했던 조치이며 올바른 판단이라고 본다"며 "관료적 절차라기보다 책임 있는 플랫폼이라면 개인 투자자에게 자산을 상장하기 전 이미 적용해야 할 최소 기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프라이버시 코인 금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이부란은 모네로와 지캐시 같은 자산이 "정당한 이유로 존재한다"며, 감시 없이 거래할 수 있는 능력은 가상자산의 근본 가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필리핀이 송금 중심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뢰할 수 있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익명성 강화 자산의 자유로운 유통을 동시에 허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필리핀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6월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업체(CASP)에 현지 등록, 최소 1억페소 규모의 납입자본금, 고객 데이터 국내 보관, 자금세탁방지위원회 보고 의무 등을 부과했다.
이후 필리핀 SEC는 지난해 8월 OKX, 바이비트, 크라켄, 쿠코인 등 10개 해외 가상자산 플랫폼에 대한 접속 차단 조치를 취했다. 현지 규제 체계상 SEC는 증권 성격의 가상자산 서비스를, BSP는 결제와 거래 인프라 성격의 VASP 인허가를 담당한다.
필리핀은 여전히 가상자산 채택률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체이널리시스의 2025년 글로벌 가상자산 채택 지수에서 필리핀은 세계 9위를 기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개인 투자자 기반 가상자산 이용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당국은 시장 성장과 투자자 보호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가 필리핀 현지 허가 거래소에는 경쟁 우위를 줄 수 있지만, 프라이버시 코인과 일부 고위험 토큰의 유통은 제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캐시 등 프라이버시 코인이 최근 단기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필리핀 규제 강화가 관련 자산의 지역별 상장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강민승 기자
minriver@bloomingbit.io여러분의 웹3 투자 인사이트를 더해줄 강민승 기자입니다. 트레이드나우·알트코인나우와 함께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