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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7명 설득도 벅찬데…美 클래리티법 '표 계산' 꼬였다
간단 요약
- 미국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의 핵심 법안인 클래리티법이 공화당 표 감소로 상원 60표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 법안이 통과되면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과 거래소 등록 기준 등 규제 불확실성이 줄지만 무산 시 SEC, CFTC 관할 혼선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 8월 7일을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조항과 관련한 양당 협상, 민주당 의원 7~9명 설득 여부가 클래리티법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상원 통과에 60표 확보 필요
공화당 지병·별세…이탈표 우려
민주당 최대 9명 설득해야
'공직자 윤리' 막판 최대 쟁점
8월 휴회 전 처리 '빨간불'

미국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을 앞당길 핵심 법안으로 꼽히는 클래리티법의 상원 통과 셈법이 복잡해졌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갑작스럽게 별세하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의 표결 참석도 불투명해지면서다. 공화당이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표가 줄어들면 설득해야 할 민주당계 의원은 최소 7명에서 최대 9명으로 늘어난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을 상품과 증권으로 구분하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감독 범위를 재정립하는 시장구조법이다. 지난해 제정된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이 발행사와 준비자산 규율에 초점을 맞췄다면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거래소와 중개업자, 토큰 발행사 등 시장 전반의 감독체계를 정하는 법안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와 거래소 등록 기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반대로 처리가 무산되면 SEC와 CFTC의 관할권 혼선이 장기화해 미국 금융회사와 기관투자가의 시장 진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 확실표 51표로 줄어들 수도

공화당의 표 계산을 복잡하게 만든 첫 번째 변수는 그레이엄 의원의 별세다.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 11일 71세를 일기로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클래리티법 마련을 주도한 실무자는 아니었지만 친트럼프계 중진으로서 본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의원으로 분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그레이엄 의원을 클래리티법의 강력한 지지자로 평가하며 그를 기리기 위해 클래리티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상원에 촉구했다.
그레이엄 의원의 빈자리는 여동생인 달린 그레이엄 후임 상원의원이 채웠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상원 53석을 유지했다. 달린 의원은 의정 경험이 없고 가상자산 정책에 관한 입장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레이엄 의원의 찬성표를 그대로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매코널 의원의 건강 문제까지 겹치며 표 계산은 더욱 꼬이고 있다. 매코널 의원은 지난달 자택에서 쓰러진 뒤 구급차로 긴급 이송돼 폐렴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재활 시설에서 회복 중이다. 쓰러진 직후 한 달 가까이 정확한 경위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달 14일 응급 신고 당시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인 환자가 있다"는 녹취 내용이 뒤늦게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매코널 의원의 상원 표결 복귀 시점마저 불투명하다.
클래리티법이 필리버스터를 넘어 본회의 최종 표결에 오르려면 토론종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해야 한다. 공화당 의원 53명이 모두 찬성하더라도 민주당계 의원 최소 7명의 협조가 필요하다. 달린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지 않고 매코널 의원까지 표결에 불참하면 공화당이 확보할 수 있는 표는 51표로 줄어든다. 이 경우 설득해야 할 민주당계 의원은 최대 9명으로 늘어난다. 공화당에서 법안 내용에 반대하는 추가 이탈표가 나오면 필요한 민주당 표는 더 많아질 수 있다.
민주당 "재임 중 가상자산 이익 막아야"
문제는 민주당의 반대 기류가 강하다는 점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부통령, 행정부 고위 관료, 상·하원 의원 및 가족이 재임 중 가상자산 사업에서 사적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클래리티법에 넣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가상자산 사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이 시장 규제에 영향력을 행사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주정부의 사기 방지 권한이 약화될 수 있고 탈중앙화금융(디파이)을 이용한 자금세탁을 막을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이에 공화당은 법안이 연방정부의 사기 방지 권한과 자금세탁 규제를 강화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 의무를 마련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직자 윤리조항뿐 아니라 주정부의 규제 권한과 탈중앙화금융 감독 범위를 놓고도 양당의 견해차가 큰 상황이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 5월 14일 클래리티법을 찬성 15표, 반대 9표로 가결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이 찬성했지만 본회의 토론종결에 필요한 민주당 표를 확보할 정도의 초당적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공화당으로서는 내부 이탈표를 막는 것만으로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 민주당 의원 7~9명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일정 부분 수용한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트럼프, 상원의원 불러 돌파구 모색

이 같은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클래리티법 협상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백악관에서 만나 클래리티법 처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동에는 버니 모레노와 신시아 루미스 의원 등 가상자산 법안 협상을 주도해온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레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동안의 협상 상황과 법안 통과를 위한 방안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동에서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의 가상자산 사업을 제한할 수 있는 윤리조항을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백악관이 윤리조항을 일부 수용하면 중도 성향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할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을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에 반대하면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의회와 백악관, 가상자산업계 사이에서 협상을 조율해온 패트릭 위트 백악관 디지털자산자문위원회 사무국장의 휴직도 변수다. 위트 국장은 오는 27일부터 주방위군 법무관 교육을 받기 위해 수개월간 자리를 비울 예정이다. 핵심 중재자가 빠지기 전에 협상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진 셈이다.
8월 7일이 사실상 마지노선
법안을 처리할 시간도 많지 않다. 클래리티법은 지난해 7월 하원을 통과한 뒤 지난 5월 상원 은행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현재 은행위원회 법안과 CFTC 관할을 다루는 농업위원회 법안을 통합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상원은 다음달 10일부터 지역구 활동을 위한 휴회에 들어간다. 본회의가 열리는 다음달 7일이 법안 처리의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입법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상원 통합안이 기존 하원 통과안과 다르면 양원의 문구 조정과 하원 재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야 법률로 확정된다.
휴회 전 상원 표결과 하원과의 조정 작업에 진전을 내지 못하면 오는 11월 중간선거 정국과 맞물려 연내 처리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과 이해충돌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부각되면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에 협조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의 운명은 공화당이 그레이엄 의원의 별세와 매코널 의원의 병세로 불거진 표결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민주당 의원 7~9명을 설득할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백악관 회동은 불리해진 표 계산을 되돌릴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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