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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가 꺼낸 '거울의 방'…신현송 논문서 찾은 Fed 소통 해법
간단 요약
- 워시 의장은 포워드 가이던스가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왜곡해 새로운 변화에 대응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 워시 의장과 신 총재는 점도표, 금리 경로 등 강한 신호가 '거울의 방'을 만들어 독립적인 시장 신호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 신 총재는 한국은행의 소통 체계와 'K점도표' 운영 결과를 1년간 평가해 개선을 검토하겠으며, 시장이 중앙은행의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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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의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심포지엄에서 '우리 시대에(In Our Time)'를 주제로 연설했다. 인공지능(AI)과 경제, 통화정책 원칙, 중앙은행과 시장의 소통 방식 등을 다뤘으며, 특히 향후 정책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비판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시장이 Fed의 가이던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Fed가 다시 시장 가격을 토대로 경제 상황을 판단할 경우 새로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워시 의장은 신 총재가 스테판 모리스와 함께 2002년 발표한 논문 '공공 정보의 사회적 가치'를 직접 인용했다.
신 총재는 잭슨홀 현지 특파원 간담회에서 해당 논문의 핵심을 '양방향 소통'의 중요성으로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너무 강한 신호를 주면 시장 참가자들이 스스로 정보를 해석하기보다 중앙은행의 메시지만 따라가게 되고, 결국 시장 가격에 독립적인 정보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구조를 설명할 때 신 총재가 꺼낸 표현이 '거울의 방(a hall of mirrors)'이다. 중앙은행이 특정 금리 경로를 제시하면 시장은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중앙은행은 다시 그 가격을 보고 시장도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독립적인 시장 신호가 아니라 자신이 던진 메시지가 되비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신 총재는 중앙은행이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반드시 투명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오히려 시장의 자체적인 정보 해석 능력과 가격 발견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워시 의장이 취임 이후 점도표에 참여하지 않고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발언을 아껴온 것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그는 이날 포워드 가이던스를 글로벌 금융위기의 유산으로 규정하며 "이 관행이 지나치게 오래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래 정책 결정에 대한 투명성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되며, 소통은 올바른 통화정책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가이던스가 정책의 유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워시 의장은 Fed가 인플레이션 상황을 잘못 판단하거나 금리 경로에 사실상 준약속을 할 경우 향후 정책 선택이 제한될 수 있고, 그 피해가 취약계층에 더 크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모든 정책 신호를 차단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워시 의장은 경제지표가 분명한 방향을 가리킬 경우에는 Fed의 반응 기준과 금리 경로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전에 정해진 경로를 약속하기보다 경제 상황에 따라 정책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에 무게를 둔 셈이다.
신 총재도 한국은행의 소통 체계를 다시 점검할 계획이다. 그는 이른바 'K점도표'를 당장 폐지하거나 유지하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향후 1년간 운영 결과를 평가한 뒤 개선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물찾기 하듯 의결문 단어 하나를 뜯어보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이 중앙은행이 전달하려는 큰 그림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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