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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도 금처럼 사고판다"…토양 1kg 교환권 내건 토큰 '소일로닉'
간단 요약
- 소일로닉은 솔라나 기반 토큰 SOILO 1개당 재생 토양 1kg 교환 권리를 부여하고 10년 보유 시 35kg까지 늘어난다고 밝혔다.
- SOILO는 최대 21억개 발행, 초기 가격 0.09달러, 판매대금의 50%를 재생농가에 배분하고 나머지는 토양 준비자산 확보에 사용한다고 전했다.
- 소일로닉은 11월 16일 공개 출시, GEM으로부터 최대 5000만달러 투자 약정을 확보했으며 향후 나스닥·뉴욕증권거래소·유럽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벤저민 에메르 소일로닉 공동창업자 인터뷰
토큰 1개당 토양 1kg 보유 권리
10년 보유 땐 권리 35kg로
판매액 절반 재생농가에 배분
11월 출시…"韓 파트너 물색"

"금괴를 집에 보관하지 않고 은행에 맡겨두듯 흙도 농장에 그대로 둔 채 소유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흙을 금처럼 거래되는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벤저민 에메르(Benjamin Eymere) 소일로닉(Soilonic)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3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에서 "농부가 토양을 건강하게 관리해도 그 가치는 농산물 가격에만 반영될 뿐 별도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일로닉은 재생농업으로 관리한 토양의 경제적 가치를 블록체인에 연결하는 프랑스 기반 웹3 스타트업이다. 작년 에메르 대표와 예술기획자 빅투아르 드 푸르탈레스, 모델 겸 환경운동가 애리조나 뮤즈가 공동 설립했다. 농업과 금융에 패션·예술·콘텐츠를 결합해 건강한 토양에 대한 투자 수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핵심은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 자체 토큰 '소일로(SOILO)'다. 토큰 보유자에게 일정량의 실물 토양을 받을 권리를 제공하는 구조다. 외부 인증을 받은 재생농업 농가에는 토큰 판매대금의 50%를 매년 배분하고, 나머지는 실물 교환에 대비한 농지와 토양 준비자산을 확보하는 데 사용한다. 농민에게는 농산물 판매 외의 소득원을, 투자자에게는 건강한 토양에 대한 교환 권리를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패션매체 로피시엘의 전 CEO를 역임했던 에메르는 지난 2022년 파리를 떠나 농장으로 거처를 옮겼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던 농장을 재생농업 방식으로 전환하고 농작물을 재배해 건축자재와 의류, 예술작품 등을 제작한 경험이 소일로닉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처음에는 토양을 회복한 대가로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려 했지만 농가에 돌아오는 수입이 1헥타르 당 50유로에 불과했다"며 "농산물이 아니라 건강한 흙 자체의 가치를 평가해야 농부에게 의미 있는 소득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토큰 당 흙 1kg…"10년 뒤 35㎏로 증가"

소일로닉은 토큰 'SOILO' 보유자에게 실물 토양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토큰 한 개를 사면 재생 토양 1kg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를 10년간 보유하면 교환 가능 물량이 35kg으로 늘어난다.
에메르 대표는 "최초 1kg과 10년 뒤 35kg이라는 조건은 스마트계약에 기록돼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며 "보유자가 중간에 토큰을 매각해도 토큰에 쌓인 보유기간과 교환 권리는 새 소유자에게 이전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1년차와 10년차 사이의 연도별 교환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SOILO의 최대 발행량은 21억개다. 초기 판매가격은 개당 0.09달러로 책정했다. 소일로닉은 현재 기업과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1월 1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솔라나의 연례행사 '브레이크포인트'에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개 출시할 계획이다. 전체 발행량의 3~4%를 우선 시장에 유통한다는 방침이다.
토큰 판매대금의 절반은 제3자 인증기관의 심사를 통과한 유기농·재생농업 농가에 매년 배분한다. 농민이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한 대가로 사용료를 받는 일종의 '토양 로열티'다. 나머지 절반은 회사가 보유하되 토큰의 실물 준비자산이 될 농지를 확보하는 데 사용한다.
현재 실물 토양 준비지는 프랑스와 미국에 있다. 토큰 보유자가 직접 준비지를 찾아가 흙을 가져가거나 추가 비용을 내고 배송을 신청할 수 있다. 소일로닉은 아시아에도 토양 준비지를 마련할 계획이다.
토양은 원예와 조경, 시설농업 시장에서 이미 상품으로 거래되고 있다. 화분이나 텃밭에 사용하는 배양토는 무게 또는 부피 단위로 판매되며 유기물과 미생물 함량, 수분 보유력, 사용 목적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에메르 대표는 "프랑스에서 일반 배양토는 1kg 당 평균 1.5~2달러에 판매되며 특수 용도의 토양은 이보다 훨씬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농지는 지역에 따라 1헥타르 당 수천달러에 거래되지만 그 위에 있는 건강한 토양의 소매 가치는 훨씬 크다"며 "지금까지 금융시장이 평가하지 않았던 땅 표면 30cm의 가치를 자산화하는 것이 사업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토양 교환 넘어 예술·패션으로 확장
소일로닉은 토큰의 사용처를 넓히기 위해 '소일로 샵'도 운영한다. 이용자는 토큰으로 토양뿐 아니라 예술작품과 의류, 완구 등 관련 상품을 살 수 있다. 프랑스 출신 유명 현대미술가 톰 삭스를 비롯한 예술가들과 제작한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에메르 대표는 "도심에 거주해 당장 흙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도 토큰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토양에 예술과 패션, 캐릭터를 결합해 하나의 문화적 경험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선택한 이유로는 농가 보상과 토양 교환권의 자동 집행을 꼽았다. 판매대금의 절반을 농가에 나눠주고 보유기간에 따라 교환 물량을 늘리는 조건을 스마트계약으로 구현할 수 있어서다.
기업 대상 판매도 추진한다. 에메르 대표는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구매한 뒤 소진하는 비용에 가깝지만 SOILO는 실물 토양에 대한 권리를 가진 디지털 자산"이라며 "환경·사회적 책임을 기업이 보유하는 자산으로 바꾸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투자회사 글로벌이머징마켓(GEM)으로부터 최대 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약정을 확보했다. GEM과 1억달러 규모의 펀드 설립도 추진 중"이라며 "향후 18~24개월 안에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 유럽 증시에 소일로닉 법인을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국서 농장·콘텐츠 파트너 물색
소일로닉은 한국을 아시아 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국내 재생농업 농가를 소일로닉의 보상 프로그램에 편입하고 토큰 유통, 기업 대상 판매를 담당할 파트너도 찾고 있다. 에메르 대표는 "이번 방한 기간에 국내 재생농업 방식의 차 농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콘텐츠 사업도 한국 진출의 한 축이다. 소일로닉은 건강한 흙에서 주로 발견되는 지렁이를 본떠 '소일로'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를 활용한 애니메이션과 게임, 패션·생활용품을 제작해 소일로 숍의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은 캐릭터와 지식재산권(IP)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시장"이라며 "한국 콘텐츠·마케팅 기업과 협력해 소일로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지렁이 캐릭터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SOILO가 실물 토양에 대한 권리를 각국에서 법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보장할 수 있을지는 풀어야 할 과제다. 준비자산의 수량과 품질을 검증하는 방식, 토양 반출·배송 비용, 가상자산(암호화폐) 및 증권 규제 적용 여부도 사업 확장의 변수로 꼽힌다.
에메르 대표는 "소일로닉은 아직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개되지 않은 초기 단계의 사업"이라면서도 "흙에 가격을 매기면 이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농부에게 지속적인 소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양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에 머물지 않고 투자자가 경제적인 이해관계를 갖도록 만드는 것이 블록체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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