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늦출 수 없다"…디지털자산기본법, 11월부터 속도
간단 요약
- 정계와 업계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올해 말까지 처리해 규제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 국내 디지털자산 ETF 도입을 위해 법적 근거와 운용·투자자 보호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 규제 샌드박스와 온체인 금융 등 디지털자산 관련 새로운 금융상품의 제도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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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디지털자산 상장지수상품(ETP)와 온체인 상품 등 새로운 금융상품이 빠르게 등장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경쟁력을 위해 빠르게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계 역시 이러한 의견에 공감한다며 올해 말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디지털자산 금융 혁신 사례와 대응전략' 국회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와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했고, 핀테크산업협회가 주관했다.
"디지털자산 업계, 규제 공백에 발만 '동동'"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은 규제의 불명확성"이라며 "증권사든 디지털자산 사업자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어떤 라이선스 아래에서 할 수 있는지 기준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디지털자산 상장지수펀드(ETF)뿐 아니라 전통 금융상품을 블록체인과 결합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가상자산 규제안을 내놓는 등 혁신 친화적으로 변했다"라며 "미국에서는 업계가 제기하는 문제를 듣고 적절한 방식으로 피드백을 주면서 규제를 명확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같은 상품을 출시하기 전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임승진 에프앤가이드 연구위원은 "한국에서 디지털자산 ETF를 도입하려면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동시에 실제 운용과 투자자 보호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우선 구조가 단순한 현물 ETF부터 시작해 가격 산정과 설정·환매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한 뒤 멀티에셋과 스테이킹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온체인 금융 분야의 경우에는 규제 공백으로 인해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는 "해외에서는 온체인 볼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자산운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어떤 금융상품이나 사업으로 규정할지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온체인 볼트는 이용자가 맡긴 디지털자산을 스마트계약을 통해 운용하는 블록체인 기반 자산운용 서비스다.
이어 복 리드는 "기존 규제 체계만으로는 새로운 서비스를 포섭하기 어려운 만큼 관련 사업을 시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덕 "기본법, 11월부터 본격 처리"

정치권도 국내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글로벌 시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데 공감하며 법안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민병덕 의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상품들이 계획 나오고 있는데 국내 입법이 늦어져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며 "100점짜리 법을 늦게 만들기보다는 70~80점짜리라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민 의원은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 달 정도에는 공청회를 할 것이고 국정감사가 끝나면 11월 정도에는 아주 본격적인 법안 처리를 할 것"이라며 "시장이 계속 진화하는 만큼 우선 제도적 틀을 만들고 이후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계도 개별 이해관계를 넘어 산업 전체가 수용할 수 있는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안도걸 원내부대표도 디지털자산과 금융상품의 제도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국이 디지털자산과 융합한 금융시장을 선점해 가는 반면 우리나라는 제도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투자자의 자금은 우리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해외 또는 제도권 밖 시장으로 이탈하고, 국내 혁신 기업들은 성장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 여유 없다…조속히 처리해야"
이어진 토론회에서도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조속한 제정이 꼽혔다.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는 "70~80%짜리 디지털자산기본법이라도 나와야 그다음 시행령을 만들 때 싸우고 고치고 업계에서 얘기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이 나오는 것이 이 시장에는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웅 포필러스 대표도 "미국 ETF 역시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고 계속해서 규제를 수정하면서 지금의 시장이 만들어졌다"며 "우리나라도 100점짜리에 집착하기보다 일단 시작하고 계속 수정해 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 시장과 관련된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효봉 변호사는 "작은 범위에서 실제로 해보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계속 공유해 감독당국이 위험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금법과 디지털자산 이용자보호법, 향후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 등을 규제 샌드박스 대상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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