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해외 스테이블코인 결제 8500억…국내 규제는 제자리
간단 요약
- 국내 기업의 해외 스테이블코인 결제액이 약 8539억원에 달하며 결제 인프라와 운영 경험을 해외에서 먼저 쌓고 있다고 밝혔다.
- 현대자동차, 현대카드, 포스코인터내셔널, 하나금융그룹, 두나무 등이 국제 송금·결제와 매출채권 토큰화 등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 구축 실증에 나섰다고 전했다.
-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허용과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지연으로 온·오프램프가 막혀 관련 사업과 인프라가 해외에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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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이 해외 상품·서비스 대금 결제에 사용한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8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허용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이 해외에서 먼저 결제 인프라와 운영 경험을 쌓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웹3 시장조사업체 타이거리서치가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알리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한국과 해외 기업 간 스테이블코인 결제액은 약 6억2000만달러(약 8539억원)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입출금이나 투자 거래를 제외하고 원자재 등 상품과 서비스 대금으로 지급된 금액만 포함한 수치다.
일부 대기업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제 송금·결제 실증에 나섰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카드는 지난 7월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이 2만달러를 테더(USDT)로 바꿔 멕시코 판매법인에 보낸 뒤 다시 달러로 환전하는 국제 송금 실증을 마쳤다. 현재는 유럽 지역 현대차 법인을 대상으로 후속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무역 과정에서 발생한 매출채권을 토큰화해 발행·관리하는 실증을 완료했다. 하나금융그룹,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도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결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나서는 배경에는 기존 국제 송금의 비용과 시간 문제가 있다. 중개은행을 거치는 단계를 줄여 수수료를 낮추고 결제·정산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24시간 거래할 수 있어 기업의 자금 운용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와 정산에 직접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장사와 전문투자법인의 시장 참여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현재 가상자산 매도가 허용된 법인도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 거래소 등으로 제한돼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를 담을 디지털자산기본법 역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거래소 대주주 규제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제도 정비가 늦어질수록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련 사업과 인프라가 해외에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윤성 타이거리서치 선임연구원은 "국내에서는 법인이 가상자산 거래 계좌를 개설하기 어려워 법정화폐와 디지털자산을 교환하는 온·오프램프가 사실상 막혀 있다"며 "기업들은 해외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보관하거나 홍콩 등에서 현금화한 뒤 국내로 자금을 들여오는 방식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인프라와 사업 경험이 굳어진 뒤에는 이를 국내로 다시 가져오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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