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칼 대표 "60·40 투자 공식 깨졌다…금·에너지 비중 늘려야"
간단 요약
- 가브 대표는 주식과 채권 60%, 40% 비중 전략이 더 이상 충분한 방어력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 장기금리 상승과 재정지출 확대 환경에서 채권 대신 금, 원자재, 에너지 자산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를 주식 60%, 원자재 20%, 에너지 20%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해외 투자자에게는 통화가 저평가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시장과 국내 은행주, 반도체 업종이 매력적이지만 중국 기업 진입에 따른 수익성 훼손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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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채권을 각각 60%, 40%씩 담는 전통적인 자산배분 전략이 더 이상 충분한 방어력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기금리 상승과 재정지출 확대가 이어지는 환경에서는 채권 대신 금과 원자재, 에너지 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루이-뱅상 가브 가브칼리서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5일 인터뷰를 통해 "주식이 떨어질 때 채권이 올라 손실을 완충한다는 전제가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포트폴리오를 주식 60%, 원자재 20%, 에너지 20%로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브 대표는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완화적인 통화정책,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설비투자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가격이 흔들릴 때 채권도 동시에 약세를 보이면서 기존 분산투자 효과가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체 방어자산 가운데 금을 가장 주목했다. 가브 대표는 "2022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을 동결한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며 "가격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새로운 매수 주체가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 증가가 장기적으로 통화가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금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에너지 역시 포트폴리오 분산 수단으로 제시했다. 가브 대표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의 분쟁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원유 재고 재축적과 항만·송유관·정유시설 재건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력망과 조선, 방위산업에서도 설비투자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대규모 투자 사이클은 AI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며 "에너지 자산도 실질적인 분산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서는 한국과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가브 대표는 "해외 투자자에게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처럼 통화가 저평가된 시장은 매력적"이라며 "환율이 정상화하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저평가 상태가 이어지더라도 수출기업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서는 반도체뿐 아니라 은행주에도 주목했다. 그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국내 은행주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인 점을 언급하며 "은행은 경제의 심장과 같다"며 "시장 전체가 흔들릴 때 은행주가 버틴다는 것은 의미 있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 반도체 업종의 장기 전망에는 중국의 추격을 변수로 꼽았다. 가브 대표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누리고 있지만 중국 기업의 시장 진입은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금융가에서 통용되는 표현을 인용해 "중국이 특정 시장에 진입하면 그 시장에서 '이익'이라는 단어가 사라진다는 농담이 있다"며 공급 확대에 따른 수익성 훼손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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