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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z "스테이블코인, 은행에만 맡기면 혁신 제한"
간단 요약
- 마일스 제닝스 총괄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은행에만 제한하지 말고 비은행에도 개방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 그는 미국의 지니어스법이 비은행 발행사의 참여를 허용하는 대신 준비자산 확보와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제닝스 총괄은 한국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입법과 디지털 원화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 글로벌 블록체인 금융시장 접근이 제한되고 달러화 의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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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z 크립토, 韓서 첫 단독 써밋 개최
"비은행에도 발행 기회 열어 경쟁 촉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은행에만 허용하면 기존 금융시스템과 비슷한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가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빠르고 혁신적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일스 제닝스 a16z 크립토 정책총괄은 1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에서 열린 'a16z 크립토 코리아 써밋'에서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제한하기보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비은행 기업에도 문을 열어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a16z 크립토는 글로벌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가상자산·블록체인 전문 투자 조직이다. 이번 행사는 a16z 크립토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단독 개최한 써밋이다. 이날 연단에 오른 제닝스 총괄은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 변화를 설명하면서 한국이 참고할 제도 설계와 국내 기업의 대응 과제를 제시했다.
그가 주목한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소유 구조다. 제닝스 총괄은 한국에서 논의되는 은행의 발행사 지분 과반 보유 방안을 거론하며 미국은 비은행 기업에도 발행 기회를 열어주는 접근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은행이 아니어도 정부의 허가를 받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며 "혁신을 촉진하고 경쟁적인 시장을 만드는 데 더 나은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행 주체가 기존 금융회사에 집중되면 상품과 서비스도 기존 금융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지난해 7월 제정한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은 요건을 충족한 비은행 발행사의 시장 참여 경로를 마련했다. 동시에 발행액에 상응하는 준비자산 확보와 자금세탁 방지 등 의무를 부과한다. 발행 문호를 넓히되 금융 안전장치를 함께 갖추는 구조다.
제닝스 총괄은 한국의 제도 정비가 국내 시장에만 머무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니어스법이 일정한 조건을 갖춘 해외 발행사의 미국 시장 참여 경로도 마련한 만큼, 각국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갖출 유인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발행사를 위한 경로가 있다는 점은 다른 국가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제도를 마련하도록 하는 강력한 유인이 된다"며 "다만 해외에서 허가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시장에 자동 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국가의 규제 체계에 대한 미국의 평가와 발행사 등록 등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에는 미국 법률의 국외 적용 범위도 살펴볼 과제로 꼽았다. 제닝스 총괄은 "미국이 해외 거래에 어느 수준까지 규제를 적용할지는 후속 규칙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국내 제도를 갖추는 것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적용받을 의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규제 자체의 접근법도 바꿔야 한다고 봤다. 기존 금융 규제는 회사와 중개기관을 중심으로 설계됐지만, 블록체인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네트워크라는 점에서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제닝스 총괄은 "네트워크를 회사 중심의 규제 체계에 억지로 맞추면 회사와 같은 특성을 갖도록 만들게 된다"며 "블록체인은 누구나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로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개방형 네트워크를 구분해 규율해야 기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가상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법의 처리가 지연되더라도 금융의 블록체인 전환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기존 법률 안에서 지침과 규칙을 마련해 사업자에게 더 명확한 기준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규제기관에 새로운 권한이 생긴 것은 아니므로 기업은 기존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며 "다만 그 법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더 명확한 설명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관투자가의 시장 참여를 지원하려는 기업도 금융기관이 기존 규제 의무를 지키면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기업들이 입법 과정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화 기반 디지털 결제 수단을 갖추지 못하면 블록체인으로 옮겨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접근하는 데 제약이 생기고, 달러 의존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제닝스 총괄은 "국회와 규제당국에 의견을 전달하고 스테이블코인 입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며 "디지털 원화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 이들 시장에서 단절되고 달러화 의존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는 다른 국가의 이익에 반드시 부합하는 방향은 아니다"고 말했다.
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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