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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도 가상자산 세제 개편론…韓 '과세 유예' 논쟁에 던진 시사점

기사출처
이준형 기자

간단 요약

  • 미국 블록체인협회가 의회에 가상자산 세제 개편, 특히 채굴·스테이킹 보상을 처분 시점 과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 협회는 소액 거래 면세, 스테이블코인 현금성 자산 취급, 경제적 실질에 따른 비과세 거래 구분 등을 통해 과세 부담과 행정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 국내에선 내년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과세 유예론, 기본 공제 상향, 과세 인프라 미비로 인한 투자자금 해외 이탈과 거래소 연간 거래대금 감소 우려가 제기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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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국 블록체인 업계가 의회에 가상자산(암호화폐) 세제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행 과세 체계에 가상자산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불확실성 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내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유예 논의가 불붙은 한국에도 시사점을 던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미국 블록체인협회는 이날 존 툰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상·하원 지도부에 가상자산 세제 개편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블록체인협회는 서한을 통해 "미국인 약 6700만명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규율하는 세제는 전혀 다른 시대에 만들어졌다"며 "그 결과 납세자들은 불필요한 불확실성에 직면했고, 과도하고 불균형한 과세 부담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협회는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업계 대표 로비단체 중 하나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크라켄을 비롯해 서클(USDC), 리플, 유니스왑(UNI), 온도파이낸스(ONDO) 등 100여개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가상자산 세제 현대화해야"

협회가 의회에 요구한 건 '세제 현대화'다. 미국의 가상자산 과세가 2014년부터 시행된 만큼 기술 변화에 맞춰 세제를 개편해야 납세자의 불확실성은 물론 세무당국의 행정 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명확하고 집행 가능하며, 기술 중립적이고 경제적 현실에 부합하는 세제 체계가 없다면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마련하려는 의회의 노력은 완전한 성공을 거둘 수 없다"고 짚었다.

미국 블록체인협회가 22일(현지시간) 가상자산(암호화폐) 세제 개편을 촉구하며 미 상·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 사진=미국 블록체인협회
미국 블록체인협회가 22일(현지시간) 가상자산(암호화폐) 세제 개편을 촉구하며 미 상·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 사진=미국 블록체인협회

채굴·스테이킹 보상을 '수령 시점'이 아닌 '처분 시점'에 과세해야 한다는 건 이번 요구의 핵심이다. 예컨대 스테이킹 보상을 받아도 해당 가상자산을 매도하지 않았다면 수익이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이 발생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이에 실현되지 않은 채굴·스테이킹 보상에 대해선 가상자산 처분 시점에 과세를 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게 협회 측 입장이다.

기술적 형식이 아닌 경제적 실질에 맞춰 과세를 해야 한다는 요구도 담겼다. 특히 협회는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자산을 출금하거나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자산을 이체하는 등 경제적 소유권이 변동되지 않는 거래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협회는 결제 수단으로서 가상자산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소액 거래에 대해선 과세를 면제하고, 스테이블코인은 현금성 자산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韓에도 시사점 있어"

국내 가상자산 과세 체계 수립 과정에서 미 블록체인협회 요구안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스테이킹, 에어드롭 등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최근 불붙은 '과세 유예론'의 핵심 근거 중 하나여서다. 재정경제부와 국세청이 아직 내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에 따른 예상 세수 효과와 징세 비용을 제대로 산출하지 못한 배경에도 이런 맥락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현금성 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에도 유의미한 시사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입법 논의가 시작된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아직 제정되지 않아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성격이 불분명하다. 미 블록체인협회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담보 목적으로 활용하는 등 현금성 자산으로 활용하는 행위에 매번 과세하면 거래 비용은 물론 행정 부담도 과도하게 커진다고 보고 있다.

국내 웹3 리서치업체 타이거리서치가 최근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52.5%는 가상자산 과세 제도의 유예·보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진=타이거리서치
국내 웹3 리서치업체 타이거리서치가 최근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52.5%는 가상자산 과세 제도의 유예·보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진=타이거리서치

소액 거래 면세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소득 기본 공제액(연 250만원)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창원대 산학협력단은 올 상반기 국세청 발주로 진행한 '가상자산 과세 범위와 계산 방식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서 공제액을 250만원으로 유지하면 과세에 투입되는 행정비용 대비 걷히는 세금이 많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도 지난달 한 심포지엄에서 가상자산 과세의 형평성 제고 방안으로 기본공제 상향을 제시했다.

미 블록체인협회가 과세 인프라 미비로 인한 '엑소더스' 우려를 제기한 것도 눈길을 끈다. 협회 측은 이번 서한에서 "현행 가상자산 세제는 미국의 혁신을 해외로 내몰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선 웹3 리서치업체 타이거리서치가 가상자산 과세 시행시 투자자금 해외 이탈 등으로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3대 거래소의 연간 거래대금이 올해 약 860조원에서 내년 약 602조원으로 30% 가까이 쪼그라들 것으로 분석했다.

#가상자산 과세
이준형

이준형 기자

gilson@bloomingbit.io안녕하세요, 블루밍비트 이준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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