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 최근 주보를 통해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꽤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공급에 대한 투자 부족, 정책 주도 수요 증가 등이 그 원인이라고 꼽았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글로벌 헤드가 지적한 이유를 한경 마켓PRO가 정리했다.
우선 원자재 관련 투자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제프 헤드는 "구경제와 비교해 신경제의 자기자본이익률이 월등히 높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엑슨모빌이 아니라 넷플릭스로 자본을 이동시켰다"며 "지난 두 번의 원자재 슈퍼사이클에서도 1960년대의 니프티피프티와 1990년대의 닷컴버블같은 호황기가 선행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제프 헤드에 따르면 현재 금융시장의 투자금(250조 달러) 중 원자재에 대한 순투자금액은 620억 달러에 그친다. 제프 헤드는 "수요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19가 심각한 위기를 만들어냈다"며 "장기간의 투자 부족으로 인한 심각한 구조적 공급 제약과 정책 중심의 수요의 결합으로 인해 현재의 불안정한 상황이 초래됐다"고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의 이유가 아니라고 짚었다. 원자재 공급부족이 이미 선행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얘기다. 제프 헤드는 "유럽이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고 이로 인해 푸틴은 국경에 군대를 증강시키기 시작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현재의 에너지와 식량위기의 주된 원인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들은 분쟁보다 훨씬 전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불황이 닥쳐온다고 하더라도 원자재 가격 상승은 지속되리란 전망이다. 제프 헤드는 "경기 침체와 높은 물가로 의한 수요 감소는 고물가에 대한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라며 "현재 위기에 대한 유일한 장기적인 해결책은 새로운 공급을 늘리거나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1970년대의 예를 들었다. 제프 헤드는 "미국 중앙은행(Fed)에 의해 1970년대 내내 미국 경제는 위축됐지만 원자재 수요는 계속 증가했다"며 "산업 금속 수요와 달리 식료품과 연료 수요는 경기를 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따라서 원자재 호황은 꽤 오래 지속되리라고 봤다. 제프 헤드는 "1970년대 당시 새로운 자본비용을 조달하고 새로운 투자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흡수하는 데 3년이 걸렸다. 시스템의 병목현상을 해소하는 데엔 6년이 더 걸렸다"며 "환경·사회·가버넌스(ESG) 정책이 자본 투자에 덜 유리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원자재 중에서는 연료와 식료품의 상승 탄력이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프 헤드는 "독일 등에서 천연가스 공급이 부족한 것을 감안하면 에너지 연료는 겨울로 가면서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며 "높은 에너지 가격은 바이오 연료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또 농산물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제프 헤드는 투자자에게 원자재 투자를 강력히 권했다. 제프 헤드는 "원자재들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과도하게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최선의 방어책이기도 하다"며 "이 모든 것이 향후 10년간의 핵심 주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원자재 관련 지수 등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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