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상무, 중국 방문 추진
訪中 무산된 블링컨도 재논의
반도체·대만 등 현안마다 대립각
상호 이익 경제관계 구축 공감대
미국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정찰 풍선 사건으로 방중을 취소했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중국행을 다시 추진 중이다.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대만 문제, 대러시아 제재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온 미국과 중국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옐런·러몬도 장관 초청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경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옐런 재무장관과 러몬도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에 대해 중국과 논의 중"이라며 "중국이 두 장관을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커비 조정관은 지난해 11월 이후 중단된 양국 정상의 대화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시 대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의 정찰 풍선 문제로 취소된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올 2월 초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하자 중국 방문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정찰 풍선 사건 두 달 만에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논의가 다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미·중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양국 간 경제 갈등도 누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제이 샴보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 "미국이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하거나 중국의 성장을 제한하려는 게 아니다"고 했다. 샴보 차관은 "미국 정부가 때로는 국가 안보를 위해 중국을 상대로 행동해야 하고,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는 맞서야 한다"면서도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경제 관계를 구축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도 "미 재무부 인사들이 이번주에 중국 관리들과 대화해 양국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은 여러 경제 사안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강도를 높이자 중국은 이달 초 미국 기업 마이크론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대상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제외하기로 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는 형태로 대응했다.
○"지정학적 갈등 해소가 최대 과제"
국제금융기구 수장들도 미·중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갈등 문제를 지적했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개막한 IMF 춘계총회에서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분열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고리들이 약해지고 분열이 심화하면서 지난 30년간 성장과 번영에 필요한 엄청난 동력을 창출했던 통합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무역의 분절화로 세계 총생산이 최대 7% 감소할 수 있다는 IMF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무역을 통한 분업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역설했다.
이날 대담자로 나선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도 "무역이 지역별로 나뉘거나 보호주의 블록으로 세분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멜패스 총재는 "세계화를 중단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생산성이 낮아지고 세계 성장에 부담을 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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