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상승 폭은 크지 않았지만 2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0전 오른 1353원2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기록한 연고점 1352원80전에서 소폭 상승하면서 올들어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1일(1357원30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60전 하락한 1352원20전에 출발했다. 하지만 출발 직후부터 오름세가 나타났다. 장중 한 때 1355원대로 오르기도 했다.
환율이 오른 것은 미국 경제가 강한 모습을 재확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월 중 미국의 비농업고용은 30만3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21만4000명)를 크게 상회했다. 전월 27만명 대비로도 증가폭이 확대됐다. 실업률은 3.8%로 2월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오는 10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3월 CPI 상승률은 3.4%로 2월 3.2%에 비해 0.2%포인트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물가가 다시 뛰면서 인플레이션 완화가 순탄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란 예상이다.
이같은 내용은 Fed의 금리인하 시기를 지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인하 시기는 6월(49.1%)에서 7월(50.8%)로 미뤄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하면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디스인플레이션 가속화, 성장동력 약화, 신용경색 등 세 가지 중 최소 두개 이상에 해당할 경우 금리인하가 이뤄질 수 있는데 미국은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며 "Fed의 금리 인하 시기는 9월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환율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럴당 87달러에 육박한 WTI 가격이 추가로 오를 경우 환율 추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 마감시간(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1원55전을 나타냈다. 전 거래일 같은 시간 기준가 894원50전 보다 2원95전 내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뉴스에 대한 의견과 질문을 자유롭게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