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2100달러 뚫나…美 블랙스톤 부회장도 "사상 최고치 예상"

올해 금값이 사상 최고치인 2100달러(약 252만원)선을 뚫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Fed)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선다는 의사록이 공개됐지만, 인플레이션과 변동성 장세 속에서는 결국 안전 투자처인 금이 각광받을 것이란 진단이다.

시장정보기관 팻프로펫의 자원 전문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레녹스는 5일(현지시간) CNBC에 "올해 금 가격이 온스당 21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은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후퇴했을 때인 2020년 8월 온스당 2063달러를 찍은 적이 있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금은 온스당 1814달러에 거래됐다.

레녹스는 "올해 달러 가치가 곤두박질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 같다"며 "달러 투자의 대안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급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 심화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달러가 급락하면, 대표적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이 각광받으면서 금값을 끌어올릴 것이란 지적이다.

지정학적 긴장도도 언급했다. 그는 "주요 군사강국들 간의 분쟁 가능성이 예상보다 더 빨리 금값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접선한 국경 지대에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재앙으로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의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의 바이런 빈 부회장도 올해 10가지 투자시장 예언을 내놓으면서 "금값이 20%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강력한 경제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과 변동성 장세 속에서는 투자자들이 금 같은 안전 자산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금에 대한 전통적인 선호도는 암호화폐가 신흥 투자처로서의 시장점유율을 높여간다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반면 금값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힘을 받지 못할 것이란 반론도 있다. 지난해 물가는 폭등했지만, Fed의 통화 긴축 전망으로 인해 금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작년 아시아 보석 소비자들의 강력한 수요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가 있었지만, 통화 긴축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금 가격이 지지부진했다"고 평가했다. JP모간은 "내년 평균 금값은 온스당 1631달러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