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넉달만에 반등했지만
반도체 5.7%↓…소비·투자도 감소
지난 1월 제조업 재고율이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소비와 투자도 동반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4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를 씻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지난해 10월(-1.2%) 11월(-0.4%) 내림세를 보이다가 12월(0%) 보합을 거쳐 4개월 만에 상승했다.
광공업 생산이 2.9%, 제조업 생산은 3.2% 증가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휴대폰과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이 통신·방송장비 생산 증가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반도체(-5.7%)를 비롯해 기계장비(-6.1%) 전자부품(-2.8%) 생산은 전월보다 줄었다.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33.9%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120.0%로 1998년 7월(124.3%) 후 최악이었다. 제조업 출하는 0.7% 증가했지만 재고가 2.6% 늘어난 영향이다. 반도체는 출하가 25.8% 감소하고, 재고는 28.0% 늘어났다.
서비스업 생산은 0.1% 증가했다. 전월(1.5%)보다는 증가 폭이 둔화했다. 금융·보험(-5.0%) 등은 줄었지만 음식료품 및 담배 도매업, 종합 소매업을 비롯한 도소매(3.7%)는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2.1%, 12월 -0.2%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면세점의 화장품 판매 급감, 전기자동차 보조금 미확정에 따른 판매 부진, 따뜻한 날씨로 인한 의류 판매 감소 등의 영향으로 내구재와 비내구재, 준내구재 소비가 모두 줄었다.
설비투자는 1.4% 감소해 두 달 연속 마이너스였다. 방송장비 투자는 15.9% 증가했지만 반도체 장비 관련 기계류 투자는 6.9%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내려 4개월 연속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8.5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지며 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정부는 1월의 생산 증가는 '반짝 반등'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경기 하강 요인이 여전히 많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반도체 경기의 반등 없이는 당분간 수출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도 "향후 경기 흐름과 관련한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모습"이라며 "반도체 재고 증가에 따른 재고 조정 과정, 수출 감소세 지속 등이 부담 요인"이라고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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