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1토막' 고용 경고등…2월 취업자 31만명 증가에 그쳐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1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1년 2월(전년 동월 대비 47만3000명 감소) 후 2년 만의 최저 증가폭이다. 작년 2월만 해도 취업자가 103만 명가량 늘었는데 1년 만에 3분의 1토막이 났다. 경기 부진에 이어 고용시장마저 냉각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771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다. 24개월 연속 증가다. 하지만 증가세는 작년 5월(93만5000명) 이후 9개월 연속 둔화했다.

지난달 취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은 41만3000명 늘었지만, 60세 미만에서는 10만 명 넘게 줄었다. 50대(7만7000명)와 30대(2만4000명)는 증가했지만, 20대 이하 청년층(-12만5000명)과 40대(-7만7000명)는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폭은 2021년 2월(-14만2000명) 후 최대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2만7000명 감소했다. 2개월 연속 감소세다. 도소매업(-7만6000명)과 운수창고업(-4만4000명)도 취업자가 줄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가 둔화한 것은 지난해 일상 회복에 따른 기록적인 고용 호조가 올해는 부정적 기저효과로 작용한 영향이 크다. 반도체 한파 등 경기가 꺾인 점도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경기 둔화에 '직격탄'…청년 취업 12.5만명 급감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달 고용시장에 대해 "취업자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9개월째 둔화했다"며 "고용률 전체로 봤을 때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경기 영향이 조금씩 영향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층 고용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전체적인 취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5000명 감소했다.

고용률과 실업률도 마찬가지 흐름이다. 전체 고용률은 61.1%로 0.5%포인트 증가하며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후 2월 기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45.9%에서 45.5%로 0.4%포인트 하락했다.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청년층만 고용률이 낮아졌다. 기획재정부는 "청년층 고용률이 2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지난달 고용률(45.5%) 역시 2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업률은 3.1%로 0.3%포인트 하락했다. 통계 작성 방식이 바뀐 1999년 6월 이후 2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다. 반면 청년층 실업률은 7.0%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은 인구 감소와 함께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이 컸던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분간 고용시장이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기재부가 예상한 취업자 증가폭은 연간 기준으로 10만 명이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81만6000명)보다 훨씬 적다. 기재부는 "다만 일상 회복 등에 따른 대면 서비스 정상화, 외국인 근로자 유입 등으로 당초 전망보다 둔화폭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