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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뱅크런 사태는 시스템리스크일까, 스트레스테스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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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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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이한영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최근 1~2주간 시장의 변동성을 가져다 준 것은 일반적으로는 들어보기 힘든 은행들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부터였고, 지금도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 사실 필자도 SVB(실리콘밸리은행)가 미국의 16위권 은행이었던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B),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의 악화도 같이 결합되면서 이 현상에 대한 해석도 양분화돼 나타나고 있다.


뱅크런의 시작이라고 추가적인 리스크를 우려하는 쪽도 있고, 기존과는 다르다고 설명하는 쪽도 있다. 사실 추가적인 리스크에 대해서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어떤 형태로 도출이 될지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 사태가 발생하면 대응의 영역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기존과는 다르다고 설명하는 쪽은 과거 현상, 패턴에 대해 설명을 하고 그 요인들이 현재와는 다르다는 방식인 현상을 현상으로 설명하는 형태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뱅크런이 발생한 과정을 보자. 우선 자산의 버블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디레버리징이 뒤따르게 된다. 이 때 발생하는 자산회수로 인해 부실 자산의 디폴트가 표면화되고 고객의 부실이 은행의 부실로 이어지고, 이러한 이슈들이 알려지면서 뱅크런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 구조를 최근 상황에 적용하면 딱 들어맞는 건 아니다. 유동성 급증에 따른 자산의 버블은 생겼다고 볼 수 있지만, 디레버리징에 따른 자산의 부실로 인해 뱅크런이 발생했다고는 볼 수 없다.


실제 SVB는 부채의 이슈가 아니라 들어온 예금을 미국채 10년물에 투자했다. 이후 금리 인상에 의해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 잘못된 투자라기보다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의 시기적인 문제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CS는 계속 곪아오던 투자 손실, 실패의 이슈가 지속되던 와중에 매각으로 이어지는 이벤트로 해석될 수 있기에 뱅크런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라고 단정짓기도 어려운 면이 있다.


그리고 개인과 기업의 부채 비율이 GDP 기준 70~80% 내외로 건전한 상황이라는 점이 데이터 상으로도 과거와는 다르다. 이는 눈에 보이는 범위 내에서 정부나 중앙은행이 직접 또는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재의 사태를 일단 진정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도 과거와 같지 않다. 미국 중앙은행(Fed)도 6개월간 대차대조표 축소를 한 금액의 3분의1 이상을 빠르게 대형은행에 지급하고 이 돈이 다시 부실 은행으로 들어가게 하는 형태로 지원을 하면서 사태를 진정시키고 있다.


물론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모든 예금을 보장해 줄 수는 없다고 하면서 변동성을 키우기는 했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을 한 것이다. 시장의 기대치와는 다르지만 강약 조절을 하는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어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도 마무리됐다. 사실 이번 FOMC의 기준금리 25bp 인상이란 답은 SVB사태가 발생하면서 기정사실화된 바 있다. 빅스텝으로 가면 추가적인 은행 리스크 우려가 발생하고, 금리 동결로 가면 실제 문제가 발생할 것에 대해 걱정한다는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기에 25bp 인상하면서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화에 대해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금융시대라는 점에서 이제 뱅크런을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 과거와는 다른 점이고, 2023년도는 금리 4% 후반에서 5% 초중반까지밖에 못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높아진 절대 금리 레벨은 은행 이슈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되어 있는 리스크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점이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다.


어쨋든 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내면적인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표면적으론 위의 설명처럼 일단 사태가 봉합되는 것으로 인지할 것이다. 4월은 FOMC가 없기에 단기로는 낙폭과대에 대응할 가능성이 생겼다. 1분기 실적 시즌이 4월 중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도 앞으로 1개월은 극단적 리스크의 완화에 의한 반응으로 리스크-온이 가능한 단기 기간일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스타일 상으로는 시장의 주된 흐름이 지속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섹터 순환매, 개별 종목 장세는 일정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모쪼록 이번 사태가 큰 일 없이 진정되고, 정신없이 움직이는 국내 증시도 뭔가 차분해지면서 펀더멘탈에 귀결되어 추세가 나타나는 형태로 진행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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