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나라살림 52조 적자…연간 전망치의 90% 넘었다

나라의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가 올 1~5월 52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연간 재정적자 전망치(58조2000억원)의 90%를 웃도는 규모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 7월호'에 따르면 올해 1~5월 총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7조원 감소한 25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 중 국세수입은 160조2000억원으로 1년 전 보다 36조4000억원 줄었다.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 3대 주요 세목이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세외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조7000억원 감소한 1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연금 등 기금수입은 보험료 수입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1000억원 늘어난 83조6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28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조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5월에만 지출이 28조7000억원 줄었다. 세수 펑크 상황 속에서 정부가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재부는 "코로나 위기대응 사업 축소로 예산에서 12조7000억원,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종료로 기금 부문에서 31조7000억원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30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수지(21조7000억원)를 제외해 나라의 실질적인 살림 수준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2조5000억원 적자를 썼다. 지난 1~4월(45조4000억원)보다 늘어난 것으로 정부가 예상한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 전망치(58조2000억원)의 90.2%에 달했다.

나랏빚도 불어났다. 지난 5월 말 중앙정부 채무는 1088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6조원 증가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