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국제 원유 시장에서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급등하고 백워데이션이 심화되며 단기공급 부족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 이란의 위안화·코인 통행료 요구와 원유 거래 대금의 달러 결제 이탈 확산으로 페트로달러 균열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 시장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베팅하며 유가 추가 급등 가능성과 동시에 숏 스퀴즈에 따른 단기 급등 요인도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국제원유 시장 '이상 신호'
WTI 5월물, 6월물과 격차 최대
단기공급 부족 우려 커진 영향
英패권 꺾인 '수에즈모먼트'처럼
달러거래 균열 등 美영향력 약화

1956년 10월 영국은 프랑스 및 이스라엘과 연합군을 구성해 이집트를 침공했다. 이집트가 그해 7월 영국이 관리하던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한 데 따른 조치다. 연합군에 유리하던 전황은 이집트가 배 수십 척을 침몰시키는 방법으로 운하를 틀어막으며 뒤집혔다. 해법을 못 찾은 영국 등은 9일 만에 이집트에서 굴욕적으로 철수한다. 그렇지 않아도 기울던 영국 패권 종말을 알린 이른바 '수에즈 모먼트'다.
중동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자 '미국판 수에즈 모먼트'가 올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에 '페트로 달러'(원유 달러 거래) 균열까지 생기며 미국 위상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유가, 2020년 이후 최대 폭등

미국의 위기는 국제 원유 시장의 '이상 신호'에서 확인된다. 서부텍사스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2일(현지시간) 11.41% 급등한 배럴당 111.54달러로 마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가가 오른 2020년 4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이날 브렌트유의 근월물인 6월 인도분은 7.91% 오른 배럴당 109.03달러에 마감했다. 전쟁 발발 이후 브렌트유 근월물 대비 10달러 이상 저렴한 WTI 근월물 가격이 역전된 것이다.
근월물이 차월물 가격을 웃도는 '백워데이션'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는 "WTI 5월물은 장중 6월물 대비 배럴당 약 15.70달러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사상 최대 프리미엄(격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원유 선물은 만기가 오래 남을수록 저장비와 보험료, 금융 비용 등을 반영해 '콘탱고'(차월물이 근월물보다 비싼 상황)가 일반적이다.
이 같은 시장 혼란은 미국이 원한 결과가 아니다. 시장에선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는 확신이 사라진 데 따른 반작용이란 해석이 나온다. 원유 시장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 글로벌 기업이 WTI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도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평가된다.
페트로달러 시대에 금이 가는 것도 미국 패권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위안화로 원유 대금을 결제한 유조선만 통과시키겠다던 이란은 최근 배럴당 1달러 통행료를 위안화나 코인으로 받겠다고 나섰다. 중동 산유국에 대한 중국의 입김이 세지며 원유 거래 대금의 20% 정도가 달러 결제를 벗어난 상황에서 이란의 움직임은 페트로달러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70년 전 굴욕 재연되나
많은 학자는 수에즈 모먼트의 직접적 원인으로 '경제적 압박'을 꼽는다. 당시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봉쇄로 해운 운임이 폭등했고 글로벌 경제에 충격파가 전해졌다. 영국의 독단적 군사 행동에 실망한 미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영국·프랑스 지원을 막았다. 영국 패전을 예상한 투자자들은 런던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뺐고, 파운드화는 폭락해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렸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 역시 초기에는 압도적인 공군력, 정보력, 초기 작전능력을 과시했지만 동맹과의 균열이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풀지 못한 채로 '출구전략'을 모색 중이다. 파와즈 게르게스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중동 전쟁 여파가 가라앉고 나면 이미 진행 중이던 글로벌 세력 다각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은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분위기다. 레베카 배빈 CIBC프라이빗웰스 선임에너지트레이더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동 상황은 긴장 완화보다 추가 확전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유가 급등세가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선물 트레이더는 "종전 기대감에 숏 포지션을 걸어놓은 물량에 대한 손실이 커지면서 선물 매수를 통해 포지션을 청산하는 '숏 스퀴즈'가 대량으로 발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황정수/김동현 기자 selee@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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