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신흥국의 통화 주권과 자본 통제력을 약화시켜 달러화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 약 315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중 98%가 달러 기반이며, 신흥국에서는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 IMF와 각국 당국은 규제 공백과 국제 공조 지연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 속도와 대체 디지털 결제 수단 개발이 향후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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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결제 확산이 신흥국 금융시장의 통화 주권과 자본 통제력을 동시에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금융 안정성과 규제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달러화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높이면서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과 주요 중앙은행 고위 인사들은 스테이블코인의 급속한 확산이 신흥국 경제의 '달러화(dollarisation)'를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의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사무총장은 일본 연설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자본 통제 회피를 용이하게 하고 탈세 및 불법 거래 경로를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우려는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회의에서도 제기됐다. 각국 정책 당국자들은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이 신흥국 내 결제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경우, 자국 통화 대신 달러 기반 자산이 사용되는 현상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통화정책의 실효성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 규모와 성장 속도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현재 약 315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중 약 98%가 달러 기반으로 구성돼 있다. 일부 신흥국에서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이 국경 간 결제뿐 아니라 일상 결제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성장 전망도 가파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신흥국 개인들이 보유한 달러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지난해 1730억달러에서 2028년 1조220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국제수지 위기나 IMF 프로그램을 겪는 국가에서 확산 속도가 빠를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금융시스템 내부가 아닌 외부 디지털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긍정적 평가도 있다. IMF 측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비용을 낮추고 속도를 개선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국가는 규제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브라질은 스테이블코인 사업자를 자금세탁방지 규제에 포함하고 해외 송금 한도를 설정했다. 거시경제 정책을 강화하면 달러화 의존 심화를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규제 공백과 국제 공조 지연은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안정위원회(FSB)를 이끄는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글로벌 규제 마련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기준이 정립되지 않을 경우 국가 간 규제 차이를 활용한 자금 이동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향후 관건은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 속도와 각국의 대응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은행들은 토큰화 예금 등 대체 디지털 결제 수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신흥국은 통화 신뢰도와 자본 통제 유지 사이에서 정책 균형을 시험받게 될 전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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