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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사우디 담판…'빅딜'이냐 '노딜'이냐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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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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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한 밀당입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의 엎치락 뒷치락 기싸움이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힘이 세지면 금리인상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습니다. 그러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금리 완급조절 주장이 봇물 터지듯 나옵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는 우산 장수와 부채 장수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뜨거운 태양이 뜰 때는 우산 장수의 마음으로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고 비오는 날엔 부채 장수 심정으로 침체를 염려하게 됩니다.



CPI(소비자물가지수)나 PCE(개인소비지출) 같은 인플레 지표가 나올 때 인플레 우려가 증시를 뒤덮고 그 약발이 약해질 때 경기침체론이 득세합니다. 지난달 10일 5월 CPI가 8.6% 증가로 나왔을 때 딱 그랬습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인플레 얘기로 도배되더니 이달 초부터 경기침체론으로 대세가 확 뒤바뀌었습니다. 그러다 미 중앙은행(Fed)이 "탄탄하다"고 믿는 고용 지표에 따라 인플레와 침체의 관계는 리셋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6월 신규 일자리 수가 예상을 뛰어넘고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자 침체 우려가 잦아들고 인플레의 힘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오는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경기침체 힘이 누그러진 이번 주는 그야말로 역대급 '인플레 위크'입니다. 6월 CPI 수치에 따라 또다시 'CPI 쇼크'가 터질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담판이 '노 딜'로 끝난다면 최악의 유가 폭등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중국과 인도의 보이콧 때문에 러시아 고립 작전에 실패한다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모든 게 살인적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됩니다. 한국과 뉴질랜드, 캐나다 등 금리인상의 '퍼스트 무버' 국가들도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인플레에 대응해 금리를 확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 와중에 경기침체를 가늠할 지표도 나옵니다. 미국에선 기업들이 실적 전망을 내놓고 중국은 2분기 성장률을 발표합니다. 미국 기업들이 인플레 때문에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고 고해성사를 하고 중국이 전무후무한 경제봉쇄 타격이 컸다고 인정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글로벌 증시는 경기침체와 인플레를 동시에 겪는 '스태그플레이션' 걱정을 제대로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 순방에 나섭니다. 공교롭게 CPI가 발표되는 13일에 미국을 출발합니다.



14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임시 총리를 만나고 서안지구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동할 예정입니다. 여기까진 중동 평화 일정입니다.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중동을 이어준 '아브라함 협정'이 사우디 등으로 확대될 지 관심사입니다. 이스라엘은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 등 4개국과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관계를 정상화했습니다.



뉴욕증시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일정은 그 다음부터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사우디의 항구도시 제다로 이동해 걸프협력회의(GCC)에 참석합니다. 최대 관심사는 사우디의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동 여부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바이든과 빈 살만의 담판이 순조롭게 끝나는 것입니다. 이른바 '빅딜론' 입니다. 두 사람이 적정선에서 화해를 하고 빈 살만은 '까슈끄지 리스크'에서 벗어나고 바이든은 원유 증산 선물을 가져가면 금상첨화죠.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등 OPEC 회원국들이 다음달 3일 OPEC+ 회의에서 증산에 동참한다고 선언하면 국제유가는 하락안정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반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노딜'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든이 빈살만을 만나지 않고 그의 부친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만 보는 것입니다. 실제 바이든은 지난해 취임후 압둘아지즈 국왕과만 통화했습니다.



설사 바이든이 빈살만을 만난다 하더라도 빈손 회담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바이든은 인플레 대책으로 또 이르면 이번 주에 중국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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