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추세 둔화 예상
Fed 내달 금리결정에 관심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인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일(현지시간) 발표된다.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임금 상승 등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됐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7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8.7%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1년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았던 6월(9.1%)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추정이다.
전문가들이 둔화를 예상하는 가장 큰 근거는 휘발유 가격 하락이다. 6월 CPI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소는 휘발유였다. 6월 미국의 에너지 가격은 7.5%, 휘발유는 11.2%로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8L)당 5달러를 넘은 6월 둘째 주 이후 50일 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도 이달 들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9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6월(5.9%)보다 높은 6.1%로 예상됐다. 주택 임대비용과 서비스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월가는 인플레이션이 6월 이후 정점을 찍고 내려왔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모든 사람은 상당히 좋은 소식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며 “8.7%도 고통스러울 정도로 높은 물가 상승률이지만 점점 물가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 수석글로벌전략가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지속적인 하향 압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점을 찍더라도 당분간은 고물가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러시아에 유리한 겨울이 다가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급격한 임금 상승도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미국 노동부는 7월 고용보고서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5.2%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CPI 상승률이 감소해도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속도를 크게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리처드 무디 리전스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8%가 넘는 물가 상승률은 Fed를 설득할 수 없다”고 했다. 오마 샤리프 플레이션인사이트LLC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길 원한다”며 “이번 7월 CPI는 Fed의 판단 기준에 부합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향후 발표되는 데이터를 보고 9월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8월 CPI와 고용보고서가 남은 변수다. Fed 인사들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9월에도 밟아야 한다는 발언을 최근 쏟아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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