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위안 부양책 효과 없을 듯
고령화로 '저성장 국면' 우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들이 보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한 달 새 0.4%포인트 떨어졌다. 경기 하강의 핵심 원인인 부동산 시장 침체와 코로나19 통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빠른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저성장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설문 조사 결과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가 평균 3.5%로 집계됐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매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20여 명을 대상으로 주요 경제지표 설문 조사를 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6월 4.1%에서 지난달 3.9%로 내려가 처음으로 4%를 밑돌았다. 이달에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인 5.5%에서 계속 멀어지고 있다. 2023년 예상은 5.2%로 변화가 없었고, 2024년은 4.8%로 0.2%포인트 내려갔다.
중국은 2000년부터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내놨다. 7.5% 안팎을 제시하고 7.4% 성장한 2014년 외에는 매해 목표를 달성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에는 목표를 내놓지 않았고 2.3% 성장을 이뤄냈다. 정부 목표와 시장 예상치가 올해처럼 벌어진 적은 없었다.
분기별 성장률 예상치는 3분기 3.8%, 4분기 4.6%, 내년 1분기 4% 등으로 조사됐다. 모두 지난번 설문보다 0.4%포인트씩 하향 조정됐다. 중국 당국은 최근 인프라 투자 중심의 1조위안(약 195조원) 규모 경기부양책, 기준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내놨다. 그런데도 외부 전문가들이 보는 성장률 전망치가 내려간 것은 이런 정책들이 경기 하강 방어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브렌든 매케너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침체와 코로나19 통제가 지속되면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기록적인 폭염과 전력난으로 일부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것도 경기 둔화 요인으로 꼽힌다.
레이먼드 융 ANZ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존하는 문제들 이외에 중국 경제는 빠른 고령화에 동반하는 생산성 저하라는 구조적 리스크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로 유지하면서도 내년은 4.2%, 2024년은 4%로 하향 조정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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