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CPI 경계감에 2400선 턱걸이…외인·기관 '팔자'
코스피가 1% 가까이 내렸다. 5거래일 만의 하락이다. 미국 중간선거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대한 경계감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1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2.18(0.91%)포인트 내린 2402.2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상승 전환했지만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강해진 영향에 이내 내림세로 돌아섰다. 개인은 하락장을 기회 삼아 부지런히 순매수에 나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2379억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69억원, 1582억원 팔아치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최근 단기 급락에 따른 반작용으로 장중 약 10원 반등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제한했다"며 "그간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2차전지·인터넷의 순환매도가 주춤하며 코스피 하방 압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7원 오른 1377.5원에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강세를 나타냈던 대형주 중심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으며 미국의 CPI 발표를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됐다"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재차 상승하며 달러 강세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선 LG에너지솔루션(1%)과 삼성바이오로직스(1.34%), 현대차 외 나머지 7개 종목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낙폭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2.58%)는 2% 넘게 내리며 그간의 상승분을 반납하고 다시 6만원선으로 내려왔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6.82포인트(0.95%) 하락한 707.78를 나타냈다. 개인 혼자 2106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43억원, 110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10개주는 모두 내렸다. 펄어비스(-8.3%)는 신작 불확실성과 간밤 나스닥 급락 영향에 8% 넘게 내렸다.
이날 밤엔 미국 10월 CPI 발표가 예정됐다. 월가에선 이번 10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7.9%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월(8.2%)보단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월 대비로는 0.6% 상승으로 지난 9월의 0.4%를 웃돌 것으로 봤다.
이경민 연구원은 "10월 CPI가 예상치를 웃돌면 증시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며, 밑돌 경우 최근 반등세의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본질은 결국 경기이며, 가시화되고 있는 경기 경착륙·침체 우려를 핵심 변수로 놓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물가 레벨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결국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간밤 뉴욕증시는 사흘간의 랠리를 마치고 급락했다. 미국 중간선서에서 공화당이 압승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누가 다수당이 되든 의석수 차이가 적어 주요 정책 추진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바이낸스의 FTX 인수 철회 소식에 가상화폐 시장의 불안이 커진 점도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6.89포인트(1.95%) 떨어진 32,513.94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9.54포인트(2.08%) 급락한 3,748.5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3.02포인트(2.48%) 급락한 10,353.1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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