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3)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미국 증시 침체로 30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는 여전히 미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미국 경제가 주춤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불어오는 순풍을 기대하고 있다"며 "그 추진력은 언제나 돌아온다"고 밝혔다. 그는 버크셔해서웨이 역시 미국 경제의 역동성 속에서 혜택을 봐왔다며 자국민들을 향해 "굳이 자기비판과 자기회의에 빠져 몸부림치지 말라"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장기적으로 미국에 반하는 방향으로 투자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일 때는 아직 전혀 없었다"며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미래에 나와 다른 경험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의 저력에 대한 강한 신뢰를 내비친 표현이다.
그러나 이날 버핏 회장이 공개한 버크셔해서웨이의 작년 실적을 보면 애플 등 일부 투자 종목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228억달러(30조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급등기였던 전년도 908억달러(119조7천억원)의 순이익과 비교하면 급반전한 결과다.
다만 버크셔해서웨이는 작년 투자평가손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에서는 역대 최고치인 308억달러(40조6천억원)를 기록했다.
또한 연말 대만 반도체기업 TSMC 주식을 대거 매도함에 따라 작년 말 기준 현금보유량이 1천286억달러(약 169조5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 회장은 "사실 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의 움직임은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며, 이는 나중에 결과론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을 뿐"이라면서도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버핏 회장은 서한에서 "버크셔해서웨이가 향후 10년간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우리가 미국이라는 나라에 진 빚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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