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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시장 재편될까…테더 "나 떨고 있니?" [황두현의 웹3+]

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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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이용자' 페이팔, 스테이블코인 출시
바이낸스, TUSD·FDUSD 적극 지원 
테더 "페이팔, 경쟁 상대로 안 봐"
"테더 지위 무너지기 쉽지 않을 것"

글로벌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팔'이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발표하고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바이낸스달러(BUSD)를 대신할 스테이블코인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테더(USDT)가 장악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재편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명실상부 USDT 천하다. 지난달 12일 기준 10억개의 USDT를 트론(TRX) 네트워크에서 신규 발행한 USDT는 시장 점유율을 68%까지 끌어올렸다. 점유율 2위인 USD코인(USDC)과의 격차는 40%가 넘는다.


영업이익 또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USDT는 해당 기간에 10억달러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시가총액도 지난주 3일 기준 838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용자 4억명 넘는 페이팔, 스테이블코인 'PYUSD' 출시

여기에 4억35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금융사 페이팔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는 들썩였다. 미국 주요 핀테크 기업 중 최초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는 상징성과 더불어 USDT가 장악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재편의 첨병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페이팔은 지난 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더리움 블록체인(ERC-20)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PYUSD'의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페이팔의 설명에 따르면 PYUSD의 준비금은 미국 달러 예금, 미 국채 및 현금 등가물로 100% 뒷받침된다. 이는 수차례 준비금 논란에 휩싸인 USDT와 비교해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지난 2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SDT가 준비금에 대해 여러 차례 허위 진술을 펼쳤으며 제대로 된 서류 및 대규모 환매 시의 대처 방법 등을 공개한 적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페이팔이 보유한 간편 결제 애플리케이션 '벤모(Venmo)'의 존재도 PYUSD 점유율 증가에 큰 이점이 될 전망이다. 벤모는 송금 간편성과 더치페이 등의 지원으로 미국 내 필수 앱으로 자리 잡으며 6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모았다.

이미 앞선 5월 벤모를 통한 가상자산 전송 서비스를 도입한 페이팔은 PYUSD에 대해서도 페이팔과 벤모 간의 전송을 지원해 이러한 이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페이팔 네트워크가 지원하는 가상자산으로 교환과 구매 대금 결제도 지원한다.


특히 페이팔은 미 규제 당국의 감독을 받는 첫 번째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PYUSD 보유자들은 적법한 감독 및 규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호세 페르난즈다 폰테 페이팔 블록체인 및 디지털자산 책임자는 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가 오히려 PYUSD의 성공 배경으로 적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오랜 기간에 걸쳐 적법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PYUSD의 발행을 담당하는 팍소스 트러스트의 월터 헤서트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PYUSD는 규제당국의 감독하에 발행되는 첫 스테이블코인"이라며 "팍소스는 뉴욕금융감독국(NYDFS)의 규제를 받고 있다. PYUSD 보유자들은 NYDFS의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전망에도 USDT 발행사 테더는 페이팔을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내비쳤다. 파올로 아르도 이노 테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벤징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USDT는 미국이 아닌 신흥 시장 및 개발도상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페이팔은 미국 중심의 사업을 펼치는 USDC를 밀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 업고 커가는 스테이블코인 FDUSD·TUSD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

바이낸스는 현재 스테이블코인 '트루USD(TUSD)'와 '퍼스트디지털USD(FDUSD)'를 바이낸스달러(BUSD)의 대안으로 점찍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때 240억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달성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총 3위에 자리 잡기도 했던 BUSD는 미 SEC의 통지에 따라 NYDFS가 발행사 팍소스 트러스트에 BUSD 신규 발행 중단 명령을 내린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BUSD의 시총은 33억달러선으로 경쟁 스테이블코인 다이(DAI)에게 밀린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바이낸스는 TUSD, FDUSD와 같은 분산형 스테이블 코인 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스테이블코인 시장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홍콩의 퍼스트 디지털 그룹의 자회사 '퍼스트 디지털 랩스'가 이더리움 및 바이낸스체인(BNB)을 통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FDUSD'는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를 등에 업고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 3일 FDUSD로 거래가 가능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거래 페어를 상장하고 해당 거래 페어의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각종 런치풀 예치 코인으로 FDUSD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FDUSD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한때 2000만달러였던 FDUSD의 시가총액은 3억75만달러로 10배 이상 뛰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총 10위에 안착했다.


바이낸스는 트루USD에도 이와 동일한 전략을 사용해 플랫폼 내 사용을 촉진했다. 이날 현재 트루USD의 시총은 29억달러로 5위에 자리 잡고 있다. BUSD와의 차이는 4억달러에 불과하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재편은 '글쎄'..."USDT 위치 공고히 할 것"

다만 업계는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과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이 USDT의 위치를 무너트리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이미 가상자산 거래에 사용되는 기축통화로서 공고히 자리를 잡은 데다가 PYUSD와의 성격이 달라 타겟층 또한 나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백훈종 샌드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스테이블코인의 쓰임새를 생각해보면 가상자산 거래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USDT는 가상자산 거래 기축통화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굳이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는 PYUSD를 사용하기보다는 기존의 USDT를 이용해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것을 편리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봤다. 백 COO는 "바이낸스가 파트너사가 발행사는 스테이블코인을 밀어준다고 할지라도 결국 바이낸스 내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곳은 USDT 시장"이라면서 "바이낸스의 입장에서도 USDT를 등지면서까지 다른 스테이블코인을 밀어줄 이유는 없다. 다만 선을 긋는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기관 자금이 투입되고 이를 받아들이는 거래소가 리스크가 없는 PYUSD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기축통화로 적극 받아들일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당장에 핀테크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고 해서 기존의 시장이 재편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페이팔의 사례를 보고 더 많은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설 텐데 결국 이들끼리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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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기자holderBadgeholderBadge dark

cow5361@bloomingbit.io여러분의 웹3 지식을 더해주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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