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 "국민연금, 이미 간접적으로 코인 투자 중…직접투자 제도 구축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가 국민연금의 디지털자산 직접 투자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가상자산(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제기된 '투기'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선대위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디지털자산에 투자한다는 선언은 투기적 몰입이 아니라 국제 최적화 모형을 준수하는 통제되고 과학적 분산투자 전략"이라며 "감정적 거부감으로 디지털자산을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금융 흐름에서 낙오돼 통화주권을 상실하고 국민 자산의 성장 기회를 놓치는 리스크"라고 말했다. 이는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공약 및 국민연금의 투자 허용 구상에 대해 제기된 비판에 대응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앞서 위원회는 전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과 가치 안정성을 확보해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국민 자산을 투기에 노출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디지털자산은 주식·채권 등 기존 자산군과 상관관계가 낮은 만큼 분산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는 무모한 베팅이 아니라 전통적 투자이론에 충실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위원회는 세계 주요 연기금의 디지털자산 투자 사례도 예시로 들었다. 싱가포르 테마섹은 블록체인 인프라와 웹3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호주 AMP연기금과 미국 미시간주 연기금은 비트코인에, 영국 연금 전문기관 카트라이트는 전체 자산의 약 3%를 비트코인에 배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또한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ETF뿐 아니라 비트코인 투자기업인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도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국민연금 역시 이미 디지털자산과 관련된 기업들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위원회는 "블랙록은 디지털자산 ETF를 출시하고 토큰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은 이 블랙록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라며 "또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도 이미 거액을 투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다니 말도 안 된다는 주장과 달리 이미 간접적으로 디지털자산과 연계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디지털자산 투입은 무모한 베팅이 아니라 오히려 전통적 이론에 충실한 투자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직접 투자도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것이 우리의 구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디지털자산위원회는 향후 제도권 편입을 통해 디지털자산의 가치 안정성과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민연금이 국내외 규제를 반영한 직접 투자 프로세스를 수립할 수 있도록 입법과 감독체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