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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우르르' 사상 최대 호황 본 미국 ETF…일각선 '내년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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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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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미국 ETF 시장은 자금 유입, 신규 출시, 거래량 등에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내년에는 시장 변동성레버리지 ETF로 인한 충격 가능성 등 위험 요인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 월가와 시장조사업체들은 미국 ETF 시장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중 클래스 구조 등 새로운 상품의 리스크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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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유입·신규 출시·거래량 '트리플 기록'

올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상 최대 호황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일각에선 '역대급 확장세'를 두고 경계론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올들어 미국 ETF에 2037조원 몰렸다…'하루에 7조씩'

25일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미국 상장 ETF는 자금유입 규모, 신규상품 건수, 거래량이 각각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 지표가 한 해에 동시에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급증해 '투자 붐'이 불었던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미국 상장 ETF로 유입된 글로벌 자금은 1조4000억달러(약 2037조원)에 달한다. 작년 세운 역대 최대 기록(1조1000억원)을 또 깼다. 자금 유입이 급증했던 2021년(9146억달러)에 비해도 1.5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하루 평균 유입 자금 규모가 약 50억달러(약 7조262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신규 출시된 미국 상장 ETF는 1100개가량으로 전년대비 51.72% 급증했다. 연간 거래량 역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57조9000억달러(약 8경4152조억원)가 거래됐다. 전년대비 약 40% 늘었다.

지수형 ETF가 받치고, 액티브 ETF가 끌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유입 자금 대부분은 수수료가 낮은 지수형(인덱스) ETF로 향했다"며 "S&P500지수가 3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이 이들 ETF 성장의 배경"이라고 했다. 미국 증시의 장기 우상향 가능성에 베팅한 자금이 많았다는 얘기다. 지수형 ETF는 추종 지수가 오를 수록 수익률이 올라간다.

액티브 ETF의 성장세도 뚜렷했다. 파생상품 기반 ETF나 테슬라·엔비디아 등 개별 종목의 일일 주가상승률을 곱절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이다. 전체 신규 ETF 출시 건수 중 84%를 액티브 ETF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약 절반은 옵션 기반 상품이었다. 액티브 ETF엔 전체 ETF 자금 유입액의 30% 이상이 집중됐다.

"내년엔 '시장 충격' 가능성…레버리지 ETF 주의해야"

급격히 커진 미국 ETF 시장을 두고 경고음도 나온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ETF 애널리스트는 "내년엔 어떤 모양새로든 '기대와 현실의 괴리 점검 구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ETF 시장이 올해 너무나 완벽한 해를 보냈기 때문에 오히려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장 변동성, 레버리지 단일종목 ETF발 충격, 뮤추얼펀드발 세금 이슈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콜옵션·풋옵션 등을 활용한 옵션 기반 ETF들이 대거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이들 ETF는 파생상품을 바탕으로 수익을 키운다. 하지만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 그냥 장기 보유하고만 있다면 파생상품 유지비용이나 재설정 비용이 붙어 수익률 손해를 보거나, 최악의 경우엔 ETF 상품이 청산될 수 있다.

영국 런던증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에서 거래됐다가 작년 10월 청산된 '그래닛셰어즈 3배 쇼트 AMD' ETF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ETF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 AMD의 주가 하락에 세 배로 베팅하는 ETF였다. 개인이 ETF를 통해 AMD에 공매도를 칠 수 있는 상품이었던 셈이다.

이 ETF는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협력안을 발표해 주가가 23.71% 급등하자 수익률이 하루에만 88.90% 빠졌다. 매일 AMD의 주가 수익률을 기준으로 -3배를 추종하도록 설정된 만큼 단 하루만에 순자산가치(NAV)가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깎여버렸다.

결국 같은달 말 그래닛셰어즈는 이 ETF의 신규 거래를 중단했고, 약 한 달만인 그해 11월 초에 잔여 NAV를 기준으로 투자자에게 현금을 상환해 ETF를 청산시켰다.

"이중 클래스 ETF도 주의해야"

블룸버그는 "내년 ETF 시장 최대 변수는 이중 클래스 구조 ETF"라고도 지적했다. 이중 클래스 ETF는 운용사가 하나의 펀드 포트폴리오에 뮤추얼펀드와 ETF를 각각 설정해 판매하는 ETF를 뜻한다. 당초 뱅가드가 만들어 미국 시장에서 이 회사에만 허용됐던 상품이지만, 작년 하반기부터는 미국 SEC가 자산운용사·상품별로 개별 허가를 내주기 시작했다.

이중 클래스 ETF는 ETF의 세제 효율성과 뮤추얼펀드의 자산 규모를 결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기존 대비 구조가 복잡한 상품인 만큼 리스크도 함께 거론된다. 가장 대표적인 우려는 '세금 전염' 가능성이다. 일반적인 ETF는 다른 투자자가 대량 매도를 하더라도 펀드 내부에서 실제 주식을 팔 필요가 없어 남은 투자자에게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ETF와 뮤추얼펀드가 같은 포트폴리오를 공유하는 이중 클래스 ETF는 얘기가 다르다. 장이 크게 흔들려 뮤추얼펀드에서 대규모 환매가 발생하면 포트폴리오 내 보유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실현된 자본이익에 따르는 세금이 ETF 투자자에게도 배분될 수 있다. ETF 투자자는 거래를 전혀 하지 않았어도 세금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은 뱅가드 이외엔 유의미한 규모로 이중 클래스 ETF를 운용하는 운용사가 사실상 없다. JP모건과 RBC캐피털마켓은 신규 상품이 늘어나면 유동성 공급자의 대응 여력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같은 자산을 두고도 ETF와 뮤추얼펀드 환매 방식이 다른 만큼,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양쪽에서 매도가 겹치면서 시장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TF 시장, 성숙단계 접어들어…속도 조절해도 계속 성장"

월가는 미국 ETF 시장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내년에 '속도 조절' 국면을 거친대도 성장 흐름 자체가 꺾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분석업체 TMX베타파이의 록사나 이슬람 리서치 총괄은 "ETF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성장률이 둔화될 수는 있다"면서도 "순유입액 규모 추이와 관계없이 상품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라테가스의 토드 손 ETF 스트래티지스트는 "ETF 신규 상품은 시장환경에 민감한 만큼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엔 레버리지 ETF 출시 속도가 다소 둔화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 ETF 시장 자금 유입과 거래량은 당분간 기록 경신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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