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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환율 낮췄더니…글로벌 악재에 서학개미 '흡성대법'까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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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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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요약

  • 원·달러 환율이 1470원에 육박하며 미국 금리인하 기대 약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달러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해 구조적인 달러 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와 국내 달러 수요 우위 구도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다시 1470원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


日 확장재정 예고에 엔화 또 '흔들'

엔화와 '커플링' 심리 강한 원화에도 영향


미 금리인하 기대심리 약해져

이란 등 지정학적 악재에 서학개미까지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70원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 개선에 따른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와 함께 최근 베네수엘라, 이란 등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에 달러 수요가 늘고 있는 영향이다.

여기에 일본 엔화 연동 심리와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폭발적 매수세가 달러 수요를 추가로 촉발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10원80전 오른 1468원40전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한때 147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24일(1484원90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23일 1483원60전으로 고점을 찍었던 환율은 당국의 개입과 국민연금 환헤지에 사흘 만에 54원 가까이 급락하면서 1420원 수준까지 내려온 바 있다. 하지만 이내 반등해 1439원으로 연말을 마무리했고, 새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지속되며 하락분의 절반 이상을 되돌림했다.

전날 환율은 엔화 약세와 연동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주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화 약세 압력을 키웠다.

다카이치 총리의 공언대로 확장 재정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며 엔화 값이 저렴해질 것이란 예상에 매도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장중 158.199엔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1월(158.877엔)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는 미 경제지표 개선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한 영향이 크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4.4%로 전월(4.5%)보다 하락했다.

미 기준금리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28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5%에 달한다. 한 달 전 68%에 비하면 크게 높아졌다.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험도 달러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압송하고 덴마크령인 그린란드 점유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란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희생자가 2000명을 넘었을 수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개입까지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달러 인덱스는 올 들어 98선 초반에서 시작해 전날 99선 초반까지 올라왔다.

국내에선 연초부터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거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9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총 19억4200만달러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3억5700만달러) 대비 약 43%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에는 양도소득세 절세와 연말 차익 실현 매도 수요 영향으로 18억7300만달러까지 줄었지만 새해 들어 다시 매수세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 흐름을 일시적인 투자 심리보다는 해외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연말 국민연금 환헤지 확대와 외환시장 안정 조치, 해외투자 관련 세제 방안 등을 잇달아 내놨지만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중장기 자산 운용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외환 수급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높은 환율 부담으로 주춤했던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달러 수요가 늘면서 환율도 더 하락하진 않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수준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하면서 오는 15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조정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0%로,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7·8·10·11월 네 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도 '동결'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을 주된 이유로 금리 인하를 망설였는데 최근에는 환율 변수가 발목을 잡고 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와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는 가운데, 국내 수급 역시 달러 수요 우위 구도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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