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원·달러 환율 1470원 돌파에도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책이 기대 심리를 꺾지 못하고 시장만 자극했다는 평가라고 전했다.
- 관세청의 불법 외환거래 상시점검과 기업 대상 네고(달러 매도) 압박이 정상적 외환거래 위축과 업계 반발을 부르고 있다는 비판이라고 전했다.
- 정부가 구조적 요인 대응보다 단기 수급 불균형과 보여주기식 개입에 치중해 이전과 달리 환율을 효과적으로 낮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라고 전했다.
기업 팔만 꺾는 정부…원·달러 환율 1470원 돌파
실효성 없는 대책 쏟아낸 정부
외환 불법거래 점검한다는데
기업들 "정상적 거래도 문제 삼아"
외환당국 시장심리 관리 실패

올들어 슬금슬금 오르던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다시 돌파했다. 외환당국은 물론 대통령실과 각 부처가 동원돼 시장 안정책을 쏟아냈지만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를 꺾지 못했다는 평가다. 섣부른 대응으로 정책 카드를 소진했고, 그만큼 시장만 자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기업의 정상적 외환거래를 문제 삼거나 수출업체에 네고(달러 매도) 압박을 이어가 업계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관세청 외환거래 점검
관세청은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고환율 대응 전국세관 외환조사 관계관 회의'를 열고 불법 외환거래 연중 상시점검 계획을 내놨다. 검사 대상은 세관에 신고한 수출입 금액과 은행을 통해 지급·수령한 무역대금 간 격차가 큰 1138개 기업이다.
지난해 1~11월 관세청에 신고된 수출입 금액(6401억달러)과 실제 지급·수령된 무역대금(4176억달러) 차이는 1685억달러로 최근 5년 내 최대치다.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기업들이 수입대금 지급과 수출대금 회수를 늦춘 결과다.
예컨대 A기업이 해외 거래처로부터 받은 수출대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지사 계좌에 보관하다 다른 해외 거래처에 지급할 채무가 생기면 이를 현지에서 외환당국에 미보고 상계 처리한 것 등이 있다. 이처럼 수출채권을 회수하지 않은 것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외환당국에 관련한 신고·보고 의무를 하지 않은 경우 등은 불법 외환거래로 분류된다.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대기업은 현지 시설 투자 등의 목적으로 수출대금 일부를 국내에 들여오지 않는 곳이 적잖다. 이런 경우도 외환관리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며 외화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는 게 기업들의 입장이다.
한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기업에 네고 물량 출회 압박을 하거나 외환 거래 조사 등에 나서봤자 외환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언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것"이라며 "기업들의 환헤지 전략을 고려하지 않고 달러 매도를 압박하는 것은 시장과 기업의 반발만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 시장만 들쑤셨다" 비판
정부의 외환시장 관리는 요란하기만 하고 실속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는 숱한 외환시장 안정화 카드를 내놨다. 해외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에 장기투자하는 투자자에게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만 치중하다 보니 한미 금리 차, 대규모 대미 투자, 불어나는 한국의 국가채무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환율 상승 기대심리를 꺾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초조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시장 심리를 관리하는 데 실패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외환당국과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의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 착수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의 연이은 수출기업 간담회 등을 노출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시장은 기대심리와의 싸움인데 정부가 섣부르게 개입하면서 시장을 더 자극했다"며 "시장 기대를 꺾을 땐 확실히 외환보유액을 풀어서 1300원 선까지 꺾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초까지 달러당 1450원 선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을 1200원 선까지 낮춘 때와 달리 최근 외환당국의 대응은 다소 엉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기획재정부(현 재경부)는 먼저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고, 여기에 2022년 9월 한 달 동안에만 30조원 가까운 외환보유액을 풀어 시장에 과감하게 개입하면서 환율을 끌어내렸다.
김익환/정영효/이광식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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